[희망이 싹트는 교실]울산 범서초등학교

  • 입력 2007년 5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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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모여 있는 울산 범서초등학교 학생들.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3만20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10분간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펼치고 있다. 뒤쪽의 양복 입은 사람이 강복득 교장. 울산=정재락 기자
도서관에 모여 있는 울산 범서초등학교 학생들.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3만20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이 학교는 지난해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10분간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펼치고 있다. 뒤쪽의 양복 입은 사람이 강복득 교장. 울산=정재락 기자
《울산 시내에서 울주군 언양읍 방향으로 가다 보면 만나는 범서초등학교. 학교 앞 남쪽으로는 문수산(해발 600m) 정상이 훤히 보이고 옆으로는 태화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학교다. 27일 오전 9시. 바로 전까지 학생들로 왁자지껄하던 학교는 일순간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1800여 명인 전교생이 책을 읽어야 하는 ‘아침독서시간’이 시작됐다.》

매일 10분 아침마다 책읽기…1인 평균 독서량 1년 57권

○ 책을 많이 읽어야 올바른 인성 형성

이 학교가 아침독서운동을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 2004년 3월 부임한 강복득 교장이 “책을 많이 읽어야 올바른 인성이 형성 된다”며 생각해낸 방안이다.

강 교장은 우선 70여 명의 교사를 독서지도교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아침독서 10분이 기적을 만든다’(하야시 히로시)와 ‘생각을 넓혀 주는 독서법’(모티머 애들러 등), ‘책따세와 함께하는 독서교육’(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등 9종류의 독서 전문서적을 6권씩 구입해 교사들에게 필독서로 권했다.

또 아침독서시간과 겹치던 월요일 아침 청소와 전교 방송조회, 수요일 에너지 절약 방송, 금요일 학급 장기자랑 시간을 조정하는 등 아침독서에 방해가 되는 모든 활동을 금지했다. 교사도 학생들과 같이 교실에 앉아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2005년 3월 교내 도서관 설립 당시 7000여 권에 머물렀던 소장 도서도 한국수력원자력과 학교발전기금, 총동창회 등의 도움을 얻어 지금은 3만2000권까지 늘어났다. 전국 초등학교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 1년 611권 읽어 ‘다독왕’

지난해 이 학교의 학생 1인당 평균 독서량은 57권이었다. 독서량이 가장 많았던 학생은 다독상(多讀賞)을 받은 2학년 김주형 군으로 무려 611권이나 읽었다.

꿈이 외교관인 6학년 남해인(13) 양은 “학교 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원하는 책을 읽지 못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5∼10권 읽고 있다”며 “컴퓨터보다 도서관에서 책 읽는 시간이 훨씬 즐겁다”고 말했다.

도서부장 승영옥(49) 교사는 “아침독서운동의 영향 때문인지 학생들이 쉬는 시간이면 습관적으로 도서관으로 몰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도서 도우미로 활동 중인 학부모 정공주(39·여) 씨는 “4학년인 애가 어디에 가든 책을 들고 다니며 틈날 때마다 책을 펼쳐 대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처음 5분이었던 독서시간을 늘려 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부터는 10분으로 늘어났다. 내년부터는 15분으로 더 늘어난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중앙논술교육 주최 전국 독후감대회에서 단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해 책 300권을 부상으로 받기도 했다.

○ 학교 숲 시범학교로도 선정

1927년 11월 1학급으로 개교한 이 학교는 한때 이농 현상으로 학생이 모자라 폐교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부터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학생도 급증했다.

이후 2005년 3월 인근에 천상초등학교가 신설되면서 학생을 나눠 현재는 57개 학급에 1889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에너지절약정책연구학교로 지정돼 에너지 절약의 실천과 생활화를 위한 다양한 체험중심의 교육활동을 했다.

또 지난해부터 3년간 학교 숲 시범학교로 선정돼 학교 운동장 주변에 나무와 꽃을 집중적으로 심고 있다.

강 교장은 “아침독서운동을 펼치고 학교 주변을 푸른 숲으로 조성하니 학생들이 한층 의젓하고 명랑해졌다”며 “학생과 지역 주민이 책을 더욱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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