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공공기관 건물에 ‘울산의 허파’ 신음

  • 입력 2007년 4월 26일 0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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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허파’ 역할을 해온 남구 옥동 남산이 잇단 공공시설 건립으로 신음하고 있다.

울산시는 남산 자락 1만7000여 m²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울산보건환경연구원을 25일 완공했다. 2005년 109억 원의 예산으로 공사에 들어갔던 울산보건환경연구원 신청사는 6월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울산시는 현 시청사(남구 신정동)와 인접한 곳에 636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의 신청사를 짓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보건환경연구원 착공 당시 “신청사에 입주하면 될 것을 굳이 남산을 훼손하면서 보건환경연구원을 지을 필요가 있느냐”고 공사 중단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울산시교육청도 남산 기슭 4만1000m²에 260억 원을 들여 학생문화회관과 교육과학정보화센터 등을 짓기로 하고 이미 터 매입을 끝냈다. 시 교육청이 2004년부터 이곳에 학생문화회관 등의 건립을 추진할 당시 환경단체는 “교통체증이 심하고 수목이 울창한 남산을 훼손하지 말고 시교육청이 위치한 중구 우정동이나 외곽에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반대했지만 역시 수용되지 않았다.

또 대법원은 울산 법조타운을 남산 일원 8만2000여 m²에 2009년 12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며, 남산을 관통해 울산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19.1km의 8차로 도로도 내년 말까지 개설된다.

지난해에는 남산 기슭 1만8000m²에 사설 봉안당 건립이 추진되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기도 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울산 도심의 유일한 자연휴식공간인 남산을 더는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착공하지 않은 공공기관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등 남산 보존을 위한 특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환경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남산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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