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행복한 삶’ 수강 “나쁜 생각이 사라졌어요”

  • 입력 2007년 4월 24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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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향을 바꿀 순 없지만 돛의 방향은 바꿀 수 있잖습니까.”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보호관찰소 강당에서 16일 오후 8시 열린 ‘수강명령 대상자 집행교육’ 현장.

수강명령은 무면허 음주운전이나 약물중독, 가정폭력 사범 등을 대상으로 보호관찰소가 실시하는 40시간의 교육 프로그램.

강사로 나선 정성화(50) 집행팀장이 제복 대신 평상복을 입고 깍듯한 존댓말을 쓰는 데다 수강생도 편한 자세로 강의를 들어 30여 명이 모인 강당의 분위기는 대학 강의실처럼 자유스러웠다.

정 팀장은 “생각이 바뀌면 행동과 습관이 바뀌고, 궁극적으로 운명이 바뀌게 될 것”이라며 “주저하지 말고 바로 이 순간부터 한발씩 나아가 보자”고 열강을 이어갔다.

2005년 전국 보호관찰소 가운데 처음 자체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외부 강사의 도움 없이 자체 인력만으로 운영되며 올해 ‘행복한 삶’이라는 브랜드까지 붙였다.

수강생 1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고객만족도’ 설문조사에서 96%가 ‘만족한다’고 응답해 과거에 비해 10% 이상 만족도가 높아졌다.

올해 들어서는 수강생들의 생업 유지를 위해 야간과정을 신설했다.

소문이 나면서 비슷한 내용의 강의가 필요한 ‘송광가정폭력상담소’ ‘여성의 전화’ 등의 단체들이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 쓰고 있다.

이날 강의에도 조선대 정책대학원생 2명이 참관했고 그동안 이 강의 내용과 기법을 전수받은 사회단체와 대학교수도 60여 명이나 된다.

정 팀장은 “처음 수강명령을 받을 때 교도소와 비슷한 곳으로 알고 오지만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면 교육 성과와 달라진 인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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