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 할머니 “자식 짐 되기 싫어” 자살

  • 입력 2007년 4월 5일 2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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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살이 넘는 장수를 누리던 할머니가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자식들에게 짐이 될 수 없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5일 오전 9시40분경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황모(102·여) 씨 집 안방에 황 씨가 60㎝ 높이의 텔레비전 나무 받침대에 노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간병인 이모(57·여) 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경찰에서 "몸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파스를 붙여 드리려고 안방에 들어가 보니 할머니가 천으로 끈을 만들어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자신을 돌봐주던 며느리(74)가 수년 전 혈액종양 암 판정을 받은 데다 아들(84)마저 몸이 불편하고 자신도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지자 최근 들어 자주 자식들과 간병인에게 "잠에서 깨지 않는 약을 사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일단 황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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