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네스]<10>학생 수 가장 적은 교동초등학교

  • 입력 2007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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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건 기자
신원건 기자
서울 종로구 경운동 운현궁 옆에는 아담한 ‘빌라’ 두 채가 나란히 서 있다. 전교생 144명이 살을 비비며 생활하는 교동초등학교다.

교동초등학교는 서울의 초등학교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다. 같은 학년 학생들은 모두 한 반에서 생활한다. 6개 학급에 특수학급 2개를 더해 모두 8개 반이 있다.

교동초등학교는…
● 학생 수 144명(서울 최다 역촌초교의 25분의 1)
● 학급 수 8개(학년당 한 학급+특수학급 2개)
● 개교연도 1894년 “서양식 교육하라”고종의 명으로 개교
● 유명 졸업생 윤보선 전 대통령, 소설가 심훈,
● 김상협 국무총리, 연예인 구봉서 등

전교생 3530명에 75개 학급이 개설돼 서울에서 가장 큰 역촌초등학교의 25분의 1 규모다. 소도시 지역의 학교도 교동초등학교보다 인원이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학교의 수업 풍경은 학원 수업에 가깝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반에서 생활하다 보니 학생들은 형제자매처럼 친밀해진다. 조그마한 현관으로 하루에 몇 번씩 144명이 들고나 학년이 달라도 서로를 훤히 안다.

박성해 교감은 “이 학교도 전교생 3000명으로 와글대던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교동초등학교는 사실 한국 최초의 초등학교다. 1894년 갑오개혁 때 서양식 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고종의 명으로 개교했다. 궁 근처의 왕족과 관리의 자제에게 신식교육을 시키기 위해 설립돼 ‘황실학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뒤 한성사범학교 부속소학교, 교동공립보통학교 등으로 명칭을 바꾸다 1996년 교동초등학교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역사가 깊은 만큼 윤보선(2회) 전 대통령, 윤치영(3회) 초대 내무부 장관, 소설가 심훈(5회), 아동문학가 윤석중(17회), 연극인 이해랑(19회) 씨, 김상협(23회) 국무총리, 연예인 구봉서(28회) 씨 등 많은 유명인을 배출했다.

이 학교의 학생 수가 줄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 중구 일대에 빌딩과 상가가 들어서면서부터. 이곳에 살던 이들이 주택지 개발 지역으로 속속 빠져나가 학교 주변의 인가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결국 학교 건물을 3분의 2로 줄이고 신축해 지금의 아담한 모습에 이르렀다.

현재 재학생의 70%는 주변 지역 거주 학생들이고, 30%는 인근지역에 직장을 둔 부모들을 따라온 아이들이다.

이 학교는 입학생이 해마다 줄어 2학년 18명, 1학년 16명이다. 한 학년 학생이 5, 6명이면 두 학년을 합쳐 수업하는 복식학급을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학급 수가 계속 줄어 학교가 위축되는 걸 막기 위해 교동초등학교는 올해 3월 교장선생님을 초빙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1학급 미만의 학교에는 학교를 활성화할 만한 방안을 가진 교장을 초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로 부임한 진동주 교장은 이 학교를 대표할 수 있는 특기 활동 한 가지를 정해 특성화할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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