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와 납치 자작극 벌인 40대 남자 구속영장

  • 입력 2007년 3월 26일 16시 54분


내연녀의 남편이 위자료를 주지 않으면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하자 납치된 것처럼 자작극을 벌인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정모(43) 씨는 내연녀 이모(44) 씨와의 불륜 관계를 알아챈 이 씨의 남편 김모(47) 씨가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고 아내에게 빌린 돈 800만 원을 갚지 않으면 간통죄로 고소하겠다"고 하자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작극을 꾸몄다.

정 씨는 24일 오전 7시경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호텔에서 외국에 사는 누나에게 '가성'으로 전화를 걸어 "동생을 잡고 있으니 돈 5800만 원을 보내라"고 협박했다. 잠시 후 딸에게도 가성으로 전화를 걸어 "아버지 목소리를 녹음했으니 들어보라"며 '돈 5800만 원을 갚지 못해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미리 녹음해 둔 음성을 들려줬다.

앞서 이 씨는 23일 오후 9시경 정 씨의 부탁으로 정 씨 딸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가 불법과외를 하다가 단속 경찰에 잡혀갔다"고 거짓말했다.

경찰은 정 씨 누나와 딸의 신고를 받은 뒤 탐문 수사를 하다 호텔 직원으로부터 정 씨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정씨 신병을 확보한 뒤 자작극의 전말을 밝혀냈다. 경찰은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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