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교수가 "미 시민권 받게 해주겠다" 억대 사기

  • 입력 2007년 3월 23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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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외사수사과 국제범죄수사대는 미국 시민권을 받도록 해 주겠다고 속여 수억원대의 돈을 챙긴 혐의(사기)로 C신학대 교수 강모(54)씨와 모 교회 협동목사 윤모(39)씨 등 2명을 23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남침례교단을 통해 미국 시민권을 얻도록 주선하겠다"고 속여 20여명으로 부터 2억139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미국 남침례교단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특별령에 따라 기독교 선교 활동 목적으로 개발도상국 원주민에게 미국 시민권을 줄 권한을 받았다"는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 윤씨는 "나는 이제 곧 미국 남침례교단에서 운영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교회의 담임목사로 나가게 돼 있다"며 미국 교단과 밀접한 관계를 과시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 내 펨비나 부족 소속임을 증명하는 `인디언 부족증'을 마치 미국 시민증인 것처럼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국토안보부와 공조해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C신학대 교무처장은 "미국 시민권이나 인디언 부족증을 알선한다는 것도 난생 처음 듣는 황당한 얘기거니와 우리 신학교나 교단은 미국 남침례교단과 아무 연계가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어제 `강 교수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연락이 왔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구속된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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