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K사립대 총학생회 내달부터 ‘리포트 돌려받기’ 캠페인

  • 입력 2007년 3월 16일 1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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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리포트 읽을 시간은 있으신지…

“친구들은 담당 교수님과의 면담 시간이 매주 한 번밖에 안 돼 아쉬워합니다. 그렇게 바쁜 스케줄 속에서 저희가 한 학기에 겨우 두 번 제출하는 리포트는 얼마나 보시는지 궁금해요.”

서울의 K 사립대 총학생회는 다음 달부터 ‘리포트 돌려받기’ 캠페인을 벌인다.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를 교수가 평가한 뒤 다시 학생들에게 돌려주도록 하는 것. 외부 활동으로 바쁜 교수들의 관심을 학생들 쪽으로 되돌리겠다는 이유다.

총학생회장 김모(25) 씨는 “정치 활동을 하는 어느 교수님은 학교에서보다 TV 뉴스에서 더 자주 얼굴을 접할 정도”라며 “교수님들의 정치적 활동과 영향력이 대학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있지만 주된 역할은 학생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적지 않은 교수들이 정치 참여는 물론 시민단체 활동 등 바깥 일로 얼굴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 김 씨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교수일수록 직접 상담도 받고 학업에 대한 조언도 듣고 싶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이 캠페인을 위해 책자를 발간하고 플래카드도 내걸어 홍보하는 동시에 교수협의회와도 협의할 예정이다. 캠페인에 동참한 교수들에게는 학기 말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행사를 마련할 계획.

총학생회의 이 같은 캠페인에 대해 학내에서는 “오죽하면 이런 발상까지 나왔겠느냐”는 반응과 함께 “교수의 권위와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 씨는 교수님을 학생들에게로 이끌기 위해서는 학생들 자체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 교수님’이라는 의식으로 연구실 문을 두드리다 보면 더 많은 교육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교수님들이 정치 활동의 경험을 학내의 에너지로 발전시켰으면 한다”며 교수들의 노력으로 정계 인사와 학생들 간에 소통이 늘어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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