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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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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 들어 허리에 만보기를 차고 다닌다. 한 걸음 두 걸음 내디딜 때마다 기부금액이 올라간다. 만보에 1000원씩.
서울 남대문 인근 회사에 출근하면 현관 앞 ‘투익천사’ 모금함을 지난다. 회사 이름을 줄인 투익천사는 방문객이나 직원들이 언제든 기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든 모금함이다.
사무실 책상에 앉으면 ‘황금돼지’가 정 팀장을 쳐다본다. 직원 책상마다 놓인 기부용 저금통 이름이 황금돼지다.
바쁘게 오전 업무를 하다 ‘양심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 마실 때도 기부 기회가 기다린다. 먹은 만큼 양심껏 돈을 넣고 그 돈이 모여 기금이 된다.
이 회사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아름다운 일터 선포식을 가졌다.
이들의 나눔 표어는 ‘기부의 생활화’다. 직장 생활 도처에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는 것.
아름다운 일터 만들기를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만에 급여의 1%를 기부하는 데 직원 100명 중 30명이 동참했다.
명절 때 거래업체에서 받은 선물도 개인이 챙기지 않는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매를 해 처분한 뒤 그 돈을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 기부한다.
이 회사는 아름다운 일터 선포를 계기로 직장 내 기부 문화를 체계화했다. 정례 행사로 만들고 기부 방식을 공개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
회사 측은 1000만 원의 기금을 내 놓고 여기에 직원들이 1년간 모은 돈을 더해 나눔을 실천하기로 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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