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고교 과목별 내신 차등 적용 추진"

  • 입력 2007년 2월 5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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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가 2008학년도 2학기 수시전형부터 고교별로 지원 학생의 내신을 차등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이 대학 박유성 입학처장은 "각 고교 내신 시험의 과목별 표준편차를 활용해 예컨대 표준편차가 작은 과목은 변별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평균점수 이상의 학생들의 등급을 하향조정하고 평균점수 이하 학생들의 등급은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처장에 따르면 고려대는 이 대학에 응시하는 500여 고교의 과목별 표준편차를 파악, 표준편차가 큰 순서대로 하위 30%(미확정)의 학교에 대해 내신 등급을 하향 혹은 상향 조정하는 식으로 보정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A고등학교의 국어 과목 시험문제가 지나치게 쉬워 평균 90점을 중심으로 85점~95점 사이에 학생들의 점수가 몰려있다면 95점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등급이 낮아질 수 있으며 85점인데도 9등급인 학생은 반대로 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평균점수 40점을 전후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몰려있어 표준편차가 낮아도 35점을 받아 9등급을 받은 경우 8등급 혹은 7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박 처장은 "재학 학교의 재적생 수가 적어서 생긴 손해을 보전하고 지나치게 문제가 쉽거나 어려워서 변별력이 현저히 떨어진 학교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같은 내신 등급에서도 학생들의 내신 점수를 세분화해 효과적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처장은 "이 처럼 내신 점수를 차등적용하기로 한 것은 일선 고등학교들이 적절한 수준의 내신 시험을 실시토록해 변별력 있는 내신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가 이날 새로운 방식의 내신 성적 반영 방법을 제시한데 대해 다른 대학들은 아직은 반영 방식의 변경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다양한 전형 방식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기 때문에 내신에만 신경을 집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으며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도 "논술의 변별력이 확보돼 있기 때문에 내신만 따로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고려대의 고교별 내신 점수 차등 적용 방안에 대해 `고교등급제'에 해당하는지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교등급제란 졸업생의 명문대 진학 비율 등을 따져 고교간 등급을 매긴 후 대학입시에 반영하는 것으로 학교간 서열화를 부추긴다고 해 교육당국이 대학본고사, 기여입학제와 함께 `3불(不)정책'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대측은 "학교간 실력 차이를 판단하는 게 아니고 어떤 학교의 한과목을 판단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교육부가 금지하고 있는 교교등급제와는 거리가 있다. 최상위권 특목고 학생들도 과목별 점수의 표준편차가 작다면 오히려 손해를 볼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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