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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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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뒤에 열리는 ‘신입생’ 환영회가 첫 상견례였던 것은 옛말이다. 아직 ‘우리 학생’이 아니더라도 축하 잔치를 열어 주겠다며 학교 측이 발 벗고 나섰다.
서울대 공대는 3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합격생과 학부모를 위한 축하 행사’를 연다. 가수 이문세 씨가 초청돼 축하 공연을 하며, 장학금 전달식도 마련됐다. ‘W이론’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면우 산업공학과 교수는 특별 강연자로 나서 ‘공학도들의 열정과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양대도 합격생들을 위해 ‘아주 특별한 캠프’를 마련했다. 입학 우수장학생 14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한양대 게스트하우스에서 학교를 알리고 리더십을 키우는 ‘한양우수인재 캠프’를 실시한 것. 수시모집에서 우수 공학인으로 선발된 31명을 5일부터 14일까지 체코와 독일 등의 명문대로 보내 주는 파격적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숙명여대도 올해 처음으로 합격생 환영회를 열었다. 2일 합격생들은 교내에서 열린 환영회에서 대학 측이 마련한 홍보영상을 보고 단과대별로 교수, 선배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합격생 환영회를 준비한 대학들은 “합격의 기쁨을 나누고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주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합격생 잔치를 마련하며 대학이 내놓고 말 못하는 당부는 따로 있다. “제발 다른 학교에 가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서울대 공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타 대학 의대에 동시 합격해 부모의 강권으로 의대로 갈 뻔한 학생이 환영회에 부모와 함께 참석한 뒤 공학에 대한 비전을 새로 갖게 된 부모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합격생 환영회’까지 열며 안간힘을 쓰는 대학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우수한 신입생 유치로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 합격생들에게 들이는 정성 이상을 재학생에게도 기울여야 ‘합격생’을 지켜내려는 노력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합격생에게는 그 어떤 이벤트보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어떠한 미래를 열어 가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진정한 비전’이기 때문이다.
조은아 사회부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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