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특별편입생 567명 집단유급

  • 입력 2007년 2월 2일 03시 01분


교원 특별임용을 요구하며 지난해 9월 4일부터 수업을 거부한 교육대 특별편입생 567명이 수업일수 부족으로 집단 학사경고를 받아 졸업하지 못하게 됐다.

이들은 1990년 국립대 사범대 졸업자의 교원 우선임용에 대한 위헌 결정으로 임용고사에 합격하고도 교단에 서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로 2005년 3월 10개 교대에 특별편입해 2년간 초등교사 양성 과정을 밟아 왔다.

이들은 교대의 일반 학생과 함께 시험을 치러야 하는 교원임용고사 대신 자신들만을 위한 특별전형을 요구하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매주 3, 4일 시위를 벌여 왔다.

▽집단 학사경고로 유급=1일 본보가 10개 교육대 특별편입생의 학점 이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달에 졸업할 예정이던 4학년생 595명 가운데 567명(95.3%)이 지난해 2학기 수업(14∼16주)을 거의 받지 않아 모든 과목에서 F학점을 기록해 학사경고를 받았다.

학점 규정상 수업일수의 4분의 1 이상을 채우지 않으면 성적을 주지 않는다.

경인교대의 경우 143명 가운데 140명, 광주교대는 77명 전원, 춘천교대는 25명 가운데 21명이 학사경고를 받았다. 이들은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65학점 가운데 13∼15학점이 부족하다.

과거 한의대생들이 집단으로 수업을 거부해 유급 위기에 놓였을 때 학교 측은 방학기간에 보충수업으로 이들을 구제했지만 교대 측은 특별편입생을 위한 보충수업을 하지 않았다.

춘천교대 이환기 교무처장은 “학점 미달 특별편입생들은 한 학기를 더 다니며 부족한 학점을 보충하면 8월에 졸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1학기 수업 복귀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수업을 거부하나=특별편입생들은 지난해 11월 19일 초등교원임용시험에 응하지 않고 자신들을 위한 별도의 교원정원을 확보해 특별채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제도 변화에 따른 피해자가 구제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젊은 교대생과의 경쟁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 측은 “2005년 5월 특별편입생에게 중등교원 보수교육 과정으로 옮길 기회를 줬으나 교대로 편입하는 게 교사 채용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교대를 선택했다”면서 “이들은 공개경쟁을 통해 교원으로 임용되는 것을 알고 편입했기 때문에 특별채용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교원 임용 인원을 지난해 6585명에서 올해 4339명으로 줄였기 때문에 일반 교대 졸업자의 60% 정도만 교원 임용이 가능한 상황에서 이들을 특별채용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교대에 지난해 2학기 교육과정을 올해 1학기에 개설해 이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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