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험금 환급 전화사기 일당 8명 적발

  • 입력 2007년 1월 29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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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세금과 보험금 환급 사기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전화를 이용해 금융정보를 빼내는 '보이스 피싱'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대만인들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9일 검찰,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은행 계좌를 특별관리해 주겠다고 속여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100여 차례의 국제전화 사기를 통해 2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대만인 이모(28)씨 등 6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푸젠성 지역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한국어를 잘 하는 중국동포를 고용해 가격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이용해 발신자번호표시를 조작, 국내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었다.

이들이 건 전화는 보통 4~5개의 외국통신교환기를 경유, 발신자 추적도 불가능했으며 음성메시지(ARS)로 관공서, 금융기관을 사칭해 수신자가 전화를 걸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보통 가정주부와 시골 노인 등이 많았으며 이들은 세금환급을 위해 국세청과 은행의 계좌이체 시스템이 다르다는 이유로 속여 피해자들을 현금지급기로 유도해 자신들의 대포통장으로 계좌이체를 지시했다.

경찰은 이 같은 사기 수법은 대만에서 2~3년 전 유행했던 것으로 이들은 대만에서 현금지급기 인출한도를 1일 300만 원, 계좌이체는 1일 90만 원으로 낮춰 범행이 어렵게 되자 인터넷 전화망이 잘 갖춰져 있고 현금이체 한도 1일 1억, 현금인출 1000만 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을 범행 지역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금 인출책 관리와 해외송금 등 국내 총책인 이 씨가 대만 폭력조직인 죽련방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이 가로챈 20여억 원이 환치기 등의 수법으로 중국 등으로 건너갔을 것으로 보고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요청키로 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 공안당국은 한국인 대상 전화사기단 56명을 구속했다고 경찰청에 밝혔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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