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납치했다 돈 보내라” 中-대만 국제사기단 일당 적발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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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납치했다고 거짓말로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검찰, 경찰 수사관을 사칭해 전화로 돈을 뜯어낸 국제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25일 대만인 2명과 중국인 2명 등 5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대만인 3명은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대만인 4명을 수배하고 이들의 인적사항을 인터폴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3일 오후 5시 50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3동 이모(54) 씨는 “당신 아들이 친구의 도박 빚을 보증 섰으나 갚지 않아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하는 발신지 불명의 전화를 받았다.

이 씨가 의심하자 미리 녹음해 둔 사람의 비명이 들려오며 협박이 이어졌고 당황한 이 씨는 곧바로 1470만 원을 보냈다는 것.

경찰에 따르면 이들 대만인과 중국인은 중국 내 총책의 지시를 받고 국내에 들어와 수십 개의 계좌를 만들고 돈을 수금하는 역할을 해 왔고 협박 전화는 중국의 다른 조직원이 국제전화로 걸었다.

이들은 이 씨와 아들이 통화하지 못하도록 돈이 송금될 때까지 둘의 휴대전화로 계속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조사 결과 여러 개의 조직이 경쟁적으로 중국에서 국제전화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사기를 벌이고 있으므로 협박성 전화가 걸려오면 당황하지 말고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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