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울릉도 설경도 옛말

  • 입력 2007년 1월 23일 17시 04분


코멘트
눈이 내리지 않아 바닥이 드러난 울릉 나리분지. 이권효기자
눈이 내리지 않아 바닥이 드러난 울릉 나리분지. 이권효기자
겨울이면 섬 전체가 온통 눈(雪)으로 뒤덮이던 울릉도에 올해는 거의 눈이 내리지 않아 주민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23일 울릉기상대에 따르면 울릉도에는 이달 초 5㎝가량 눈이 내린 이후 지금까지 1~2㎝가량 내린 게 전부다.

겨울이면 수십 차례 1~3m가량 눈이 내리곤 하던 때와는 매우 다른 풍경. 울릉기상대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릉도에서도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북면 나리분지 주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는 17가구 35명의 주민이 더덕과 산채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겨울이면 나리분지의 설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구경하기 힘들다.

나리마을 고영환(48) 이장은 "어릴 때부터 나리분지에 살고 있지만 올해처럼 눈이 없는 해는 처음"이라며 "다니기는 편하지만 눈이 적게 내리면 농사가 흉년이라고 해 주민들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울릉군은 전국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점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이달 20~27일 북면 나리분지 일대에서 대대적인 눈축제를 처음으로 열 계획이었으나 다음달 10일로 미뤘다.

군 관계자는 "겨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아쉽다"며 "다음달에도 눈이 내릴지 하늘만 쳐다봐야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울릉=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