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 담당기자 '반박 입장' 발표

  • 입력 2007년 1월 16일 22시 30분


노무현 대통령의 '몇몇 기자들이 딱 죽치고 앉아 가지고 기사의 흐름을 주도해 나가고 담합한다'는 발언에 대해 보건복지 담당기자들은 16일 노 대통령의 사과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공식 입장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기사 작성에 있어 어떠한 담합도 없었으며 보도 자료를 가공했다는 지적도 잘못됐다"면서 "복지부의 보도자료와 장관의 브리핑 과정에서 공식 제기된 사안을 기사에 충실히 반영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비전 2030에 부응하는 건강투자 전략' 관련 기사의 작성 경위와 기자실 운영 실태와 큰 차이가 있다.

복지부는 15일 유 장관이 건강투자정책에 대해 브리핑하겠다고 사전에 밝혀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유 장관은 지난해 말 기자들과 송년 만찬에서 "새해부터 국민건강 증진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 계획"이라고 밝혀 기자들은 '큰 기사'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유 장관이 직접 배포한 보도 자료를 검토했다. 이들은 임신부터 출산까지 국가가 나서는 토털 케어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정책 구상에 관심을 갖고 유 장관에게 구체안을 물었지만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다. 보건산업정책본부장, 보험연금정책본부장, 홍보 관리관 등 고위 공무원들도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지원할 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가 정책을 선언적으로 밝히고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적이 종종 있어 기자들이 정책의 실효성을 따져보게 된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하는 모든 정책을 다 대선용이라고 꼬리표를 붙여 비방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정부가 실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을 갖고 있었다면 이런 비판은 나오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

노 대통령의 "나는 복지부 장관에게 건강증진계획이라고 보고받았는데, TV에 나올 때는 단지 '출산비용 지원 수준으로 폄하되고 말았다"는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 기자들은 새로운 뉴스에 관심을 갖고 취재 보도한다. 복지부가 새로 밝힌 출산정책에 기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쏠렸을 뿐이다. 복지부가 내놓은 다른 정책은 재탕이 많았다. 예컨대 '청·장년기 근로계층지역산업 보건센터 신설'은 2006년 6월16일 노동부에서, '노인건강증진허브보건소 단계적 확대'와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강화'는 2006년 2월 5일과 8월 21일 복지부가 이미 발표한 것이다. 정부가 국방백서 등 수백 쪽에 이르는 자료를 내놓아도 기자들은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만 골라 보도한다. 정부가 보도자료대로 보도해달라고 할 권한은 없다.

노 대통령은 또 "기자실에서 보도 자료를 가공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복지부에는 기자실이 따로 없다. 정부과천청사에는 통합 브리핑실과 기자들이 기사를 송고하는 '기사 송고실' 만이 있을 뿐이다. 기자들은 15일 같은 굵직한 발표가 있을 때를 제외하곤 각자 다른 곳에서 취재하기 때문에 다 함께 모이는 일도 드물다. 매일 복지부 기사 송고실에 있는 기자는 4, 5명 정도에 불과해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있지도 않아 기사 담합은 이뤄질 수 없는 실정이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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