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 테러' 발단은 벡터 증명 수학문제?

  • 입력 2007년 1월 16일 11시 49분


전직 대학교수 김명호(50) 씨가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현직 고법부장판사를 습격한 사건의 발단은 12년 전 김 씨가 재직했던 서울 모 사립대의 1995학년도 대입 본고사 수학Ⅱ 7번 문제였다.

당시 채점위원이었던 김 씨는 공간 벡터의 증명을 요구하는 이 문제에 대해 "문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오류를 지적했다. 이에 학교 측은 '앞뒤가 맞지 않음을 증명하는 문제'라는 식으로 '모범답안'을 만들어 출제 오류 지적을 비껴갔다.

그러나 김 씨가 출제 오류를 공개적으로 집요하게 제기해 논란이 커졌고, 이 때문에 재임용에서 탈락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국내외 수학자들은 김 씨의 문제제기를 지지했다.

1996년 전국 44개 대학 수학과 교수 189명은 "대학에서 제시한 '모범답안'은 문제가 잘못됐음을 호도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또한 1997년 7월 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매스매티컬인텔리전스지는 '정직의 대가?'라는 편집자 편지를 통해, 같은 해 9월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 사이언스지는 '올바른 답의 비싼 대가'라는 기사로 김 씨의 재임용 탈락 사건을 다뤘다.

대한수학회와 고등과학원이 1996년 법원의 의견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자 미국수학회 회장을 지낸 로널드 루이스 그레이엄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 등은 한국 학계에 "한국 과학의 국제적 입지와 평판을 위한다면 김 교수 사건을 조사하고 합당한 지지를 보내라"는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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