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반포 아파트숲에 한강물 흐른다

  • 입력 2007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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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서울 한강에서 서초구 반포지구를 지나 반포천에 이르는 인공하천이 만들어진다.

이 물길은 재건축되는 반포지구 아파트의 단지 내로 흘러 연못과 분수 등 수변(水邊)공간을 조성하는 데 쓰인 뒤 다시 한강으로 흐르게 된다.

1970년대 이후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조성된 반포지구가 친환경지역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서초구는 신반포1차 아파트 부근 한강에서 반포천을 잇는 총길이 2.2km의 물길 조성 프로젝트를 올 상반기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완공은 내년 말 예정.

한강 물을 끌어와 인공하천을 조성하고 아파트단지를 물길로 잇는 시도는 처음이다.

서초구는 최근 반포 아파트 12개 단지 대표와 이 같은 계획에 합의했다.

○ 한강 물이 아파트단지로 흐른다

서초구에 따르면 한강∼반포천 물길은 폭 1∼3m며 물길 양 옆에 각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완충녹지(폭 2m)가 조성된다. 다만 이미 도로가 나 있는 부분은 지하로 물이 흐르게 된다. 이 물길은 아파트 단지의 시냇물과 연못 등을 거쳐 반포천으로 흐른 뒤 한강으로 되돌아간다.

인공하천의 물은 한강과 반포 주변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사용할 계획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3일 “반포지구 주변에 물길이 만들어지면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아파트 단지 내에도 물이 흘러 주민의 생활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물길은 청계천처럼 ‘바람길’ 역할을 하게 돼 반포 지구 주변의 미세먼지와 유해가스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서초구는 전망했다. 또 콘크리트 건물이 많아 매년 여름이면 발생하는 열대야 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 구청과 아파트 주민이 함께 꾸며

물길 프로젝트는 서초구가 기획하고 반포 아파트 단지 주민이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프로젝트 1단계(시범구간) 조성비용은 총 55억 원. 서초구는 한강 물과 지하수를 끌어오는 펌프 및 전기시설과 물길 설계 등에 10억 원을 투입한다. 물길을 따라 만들어지는 보행로와 아파트 단지 내 수변공간 조성비용 45억 원은 해당 아파트와 재건축 시공업체가 부담한다.

서초구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물길 조성 계획 용역을 준 상태. 이어 수변경관 조성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아파트 단지 관계자와 함께 물길 개발계획을 세운 뒤 재건축 추진 조합과 시공사가 건축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반포지구는 약 30만 평 크기에 66개 아파트 단지가 있다. 이 가운데 10개 아파트가 재건축 조합을 세웠고, 6개 아파트가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서초구는 2단계로 나머지 반포지구 아파트 단지 주민과 협의해 약 8km 구간의 물길과 수변공간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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