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 4주년…김해 분위기는 '차분'

  • 입력 2006년 12월 19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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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 4주년인 19일, 그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급락해서인지 3주년 행사가 열렸던 지난해 12월18일과도 분위기는 달랐다. 별도 행사를 마련한 지난해에는 열린우리당 관계자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지지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고 노란 손수건과 풍선 물결 속에 여러 가지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진영읍 번영회와 봉하마을 주민들이 회관에서 마련한 당선 4주년 기념잔치에는 300여 명이 찾았다. 이들은 떡국과 다과, 술을 들며 덕담을 나눴다. 기관장이나 단체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조용효(48) 봉하마을 이장은 "열린우리당과의 관계 등으로 대통령님이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을 배출한 고향 마을 주민까지 처져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작은 잔치를 마련했다"며 "규모는 예년과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지역균형발전에 매진했지만 부작용도 나타났다"며 "밑그림을 잘 그린 만큼 남은 기간 잘 마무리하고, 다음 대통령이 이를 다듬어 균형발전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해시의 다른 지역은 봉하마을과 '공기'가 약간 달랐다.

진영읍에서 만난 김모(34·회사원) 씨는 "노 대통령이 1년 뒤 과연 성공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부디 손가락질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례면의 60대 주민 역시 "봉하마을 사람은 모르지만 김해의 상당수 주민들이 시끄러울 것을 우려해 퇴임 후 귀향하는 데 대해서도 탐탁찮아 한다"며 "야당의 '발목잡기' 등 환경 문제도 있지만 통치권이 흔들리게 된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봉하마을 회관 앞에는 김해로터리클럽과 진영읍 이장단협의회 등이 보낸 화환 6개가 놓였다. 진영읍과 마을 입구에는 며칠 전부터 축하 현수막 10여 개가 내걸렸다.

회관에서 주민들과 식사를 함께 한 노 대통령 형 건평 씨는 "대통령이 잘한 것도 많은데 언론과 국민이 몰라주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남은 1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도록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퇴임 후 대통령이 (이 곳으로) 내려오면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인사했다.

봉하마을의 노 대통령 생가에는 이날 오전에만 50여 명이 다녀갔다. 방명록에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습니다'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또 일부는 생가 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할 집터 예정지(본산리 산 9-1번지)를 둘러보기도 했다.

한편 건평 씨가 정비를 해 둔 집터 예정지 주변의 분묘는 대부분 이장을 마쳤고 김해시의 건축허가도 났으나 K 씨 문중에서는 "예정지 인근인 본산리 9번지 조상의 묘소 1기를 무단 훼손했다"며 이장 업무를 맡았던 L(46) 씨 등을 최근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영=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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