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2007 정시 논술 특집]서울대 논술 문제 유형

  • 입력 2006년 12월 19일 02시 57분


코멘트
《이제는 논술이다. 대입 정시모집에서 논술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내신 성적과 함께 3대 전형요소의 하나다. 수능과 내신 성적이 이미 결정된 시점에서 수험생들은 논술 실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시모집 논술은 대학별로 유형이 조금씩 다르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파악해 맞춤식 연습을 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대학별 유형에 맞춘 연습문제를 싣는다.》

[논제] 사례 [A] [B] [C] [D] [E]는 인류사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되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사례들이 보여주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유형을 설명하고, 제시문들을 바탕으로 전체와 부분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서 논술하시오. (제시문 <1>∼<7>을 참고할 것)

【사례 A】

(…)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 이름 꽃 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애당초 어느 쪽 패거리에도 총 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지성/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아니 하고도/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 내는 미사일기지도 탱크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끝끝내 사나이 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사색뿐/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 빛 노을 물든 석양/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병을 싣고 삼십 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신동엽 ‘산문시1’]

【사례 B】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다른 사람을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한용운, ‘복종’]

【사례 C】

“남규슈의 제공권/이미 적의 수중에 들어가/우리들의 조국/지금 무너지려고 하고 있다/삶을 이 조국에서 받았으니/어찌 생명을 아까워 하겠는가/어리석은 일본이여/그대 아무리 어리석다 하여도/우리들의 이 나라의 사람인 이상/그대를 지키는 데에 분연히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하야시 다다오(林尹夫), ‘종언’)”

*하야시 다다오: 1922년 생. 교토대 졸업 후 1943년 학도병으로 징병, 가마카제 비행사로 지원, 1945년 7월 전사. ‘군대는 열정을 죽이고 기계의 톱니로 변질시키는 곳이다’라는 일기를 씀.

[오누키 에미코, ‘사쿠라가 지다 젊음도 지다’]

【사례 D】

정권의 거짓말을 유포하지 않기로,/즉 어떤 것도 변명해 주지 않기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그저 거듭 확인하는 것 같다./압제시대에도/자신의 위신을 잃지 않으려고 그런 결심을 했다고. 그러나 실제로는/자신의 빵을 잃지 않으려고/결심했을 뿐이다. 그렇다. 어떤 허위도 말하지 않으려는/그의 이런 결심은 이제부터 진실에 대해 침묵하는 데에 쓰인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단지 누군가가 다가와/과거의 정직성과 한 때의 품위를/그들에게 확인시킬 때까지만 유지될 뿐이다. 그때서야/그들은 자신의 빵을 잃게 된다.

[브레히트, ‘시류에 편승하는 자들에게’]

【사례 E 】

“내 죄는 나의 복종 국기(國紀)와 공무원선서에 대한 복종입니다. 이런 복종은 쉽지가 않았습니다. 나는 탐욕과 열정을 가지고 유대인을 학살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것은 정부가 했습니다. 나는, 나의 복종심을 잘못 사용했던 통치자들을 고발합니다(아돌프 아이히만).”

[해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제시문 1】

행위의 옳고 그름은 그것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오고 있는지의 여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 (…) 공공의 이익이란 다름 아니라 그것을 구성하는 모든 개개인의 이익의 합계에 불과한 것이다. (…) 모든 법에서 그 일반적 목적은 사회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을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은 가능한 한 모두 제거할 필요가 있다. 곧 해악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형벌은 그 자체로서 악이며 해악이지만 공리의 원칙에 따른다면 큰 죄악을 제거한다는 예상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허용되어야 한다.

[제러미 벤담, ‘도덕과 입법원리 입문’]

【제시문 2】

꿀벌사회에서는 여왕벌과 수펄이 생식기능을 담당하고 암컷이지만 생식능력이 없는 일벌은 동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평생토록 일만 한다. 여왕벌이 낳은 알 중에서 수정이 되지 않은 알에서는 수펄이 태어나고 수정이 된 알에서는 암컷이 태어난다. 태어난 암컷은 여왕벌이 분비하는 페로몬에 의해 난소 발달이 억제되어 생식능력이 없는 일벌이 된다. 만약에 일벌이 생식이 가능하여 자손을 본다고 하는 경우 자손에게는 자신의 유전자가 반만 전달되는 데 비해 한 여왕벌에게서 태어난 일벌 자매는 유전자의 4분의 3이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일벌은 자기 자손보다도 일벌 자매와 혈연적으로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벌은 자신이 직접 생식을 하기보다는 여왕벌이 낳은 자매를 열심히 키우고 동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평생 동안 일하는 편이 자신의 유전자와 동일한 유전자를 후손들에게 더 많이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일벌과 여왕벌의 분업조직이 꿀벌의 혈족 보존에 더 유리하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1999 서울대 정시논술 제시문]

【제시문 3】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중국이나 필리핀에서 일본군의 포악한 행동거지에 대해서도, 그 책임의 소재는 어떻든 간에 직접적인 하수인은 일반 사병이었다는 뼈아픈 사실에서 눈길을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비루한’ 인민이며 영내에서는 이등병이지만, 일단 바깥에 나가게 되면 황군(皇軍)으로서의 궁극적 가치와 이어짐으로써 무한한 우월적 지위에 서게 된다.

시민생활에서, 그리고 군대생활에서 압박을 이양해야 할 곳을 갖지 못한 대중이 일단 우월적 지위에 서게 될 때, 자신에게 가해지고 있던 모든 중압으로부터 일거에 해방되려고 하는 폭발적인 충동에 쫓기게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만행은 그런 난무(亂舞)의 슬픈 기념비가 아니었을까.

[마루야마 마사오, ‘초국가주의의 논리와 심리’]

【제시문 4】

20세기를 인류사적으로 구분지은 최초의 사건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전쟁에서의 전체주의’ 발생이었다. (…) 철학자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자기 자신에게만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피투적 실존’이다. 거기서는 타인과의 관계나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만 유지되는 ‘나와 너’ ‘이것(비교적 자기 가까이에 있는 것)과 저것(비교적 자기에게서 떨어져 있는 것’이라는 의식이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한다. 즉 ‘몸도 마음도 자아를 상실한 자’의 무리만이 그 상황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다. ‘덕(德)으로서 몰아’와는 정반대인 자기상실자의 무리(群), 냉정하게 심사숙고하는 고독한 자(solitude)와 정반대인 초조에 내몰린 외톨이들(Lonely crowed), 부정적 정서에 가득 찬 자들이 이 상황의 지배적 주역이 되었다. 그들은 ‘몸도 마음도 상실되어’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기회가 있으면 자신에게 유리한 ‘지도자’나 ‘조직체’에 ‘몸도 마음도’ 다 내맡기려고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기회주의’적인 ‘영웅 대망론’자인 동시에 ‘스스로를 상실하고’ 있는 만큼 기계적인 조직규율의 톱니바퀴로서는 적격인 냉철한 기술자이기도 하다.

[후지타 쇼조, ‘전체주의 시대경험’]

【제시문 5】

수백만의 사람들에게 있어 히틀러 정부는 곧 ‘독일’과 일체적인 것이었다. 히틀러가 일단 정부의 권력을 장악한 이상, 그에게 도전하는 것은 스스로 독일인의 공동체와 인연을 끊는 것을 의미했다. 다른 정당들이 해체되고 나치정당이 곧 독일국가 자체와 다름없게 ‘되었을’ 때, 이런 나치당에 대한 반대는 곧 독일에 대한 반대를 의미했다. 보다 더 큰 집단과 일체를 이루고 있지 않다는 감정만큼 일반인에게 있어 참을 수 없는 것 같다.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제시문 6】

나는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라는 표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하루빨리 조직적으로 실현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이 말은 결국 ‘가장 좋은 정부는 전혀 다스리지 않는 정부’라는 데까지 가게 되는데 나는 이 말 또한 믿는다. (…) 정부라는 것은 사람들이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기꺼이 내버려 두도록 돕는 하나의 방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정부가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때는 곧 피통치자들이 간섭을 가장 적게 받을 때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의 불복종’]

【제시문 7】

사회계약이 유명무실한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 일반의지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모든 단체에 의해 일반의지를 따르도록 강요되어야 한다는 약속이 사회계약 내에 암암리에 포함되어 있다. [장 자크 루소, ‘사회계약론’]

노만수 학림학원 콘텐츠연구실장·서울디지털대 초빙교수

☞ 해설과 분석, 답안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