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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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장래의 희망 직업을 선택 결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글 (가)처럼 간혹 눈에 보이는 직업의 모습만을 보고 결정하여 직업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글 (가)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글 (나)의 사례에서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학생글

정태형·경기 수일중학교 3학년

요즘 청소년들은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우월감과 황금만능주의에 젖어서 장래희망 직업을 선택한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강요에 의해서도 직업관이 변화하고 있다. 물론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돌아보지 못해서 직업을 선택하는 폭이 좁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 (나)에서 말하고 있듯이 중, 고등단계에서 직업교육 및 직업훈련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직업, 진로 지도 부실, 정부의 투자가 미흡하고 산업체,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부족하여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학교, 특히 대학교에서는 각 분야에 필요한 사람을 만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교에서의 교육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학교는 성적이 되지 않아도 일단 졸업을 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선진국의 대학교는 입학은 쉬우나 졸업이 어려운 학교가 다수이다. 그리고 직업에 대한 교육을 일찍부터 실행해야 한다. 중, 고등학교 때 이런 직업교육이 행해져야 학생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직업의 귀천의식이 사라져야 한다. 큰 기업에 들어가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직업이 올바른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직업 선택은 우리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생계를 이어가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 선택은 신중하고 올바른 직업관이 성립된 후에 선택해야 후회 없는 직업 선택이 될 것이다.

안현주·경남 진주 봉원중학교 3학년

글 (가)에서 소정이는 직업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있다. 직업이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일에 종사하여 경제적인 대가를 받는 활동을 뜻한다. 그런데 이 직업의 진정한 의미를 대부분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혼란을 겪는 근본 원인은 사회현상에 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직업, 진로지도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보통 직업, 진로지도는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막상 한다고 해도 자세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별 소용이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업상담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상담가를 학교에 배치하여 학생들이 진정한 직업의 의미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학생들과 직업 교육체 간의 단절이다. 학생들은 직업 교육체를 자주 접해보지 못했고 심지어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학교가 직업 교육체 간의 교류를 늘려서 학생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직업교육기관에 대한 기피 현상이다. 학생들은 선입견을 가지고 직업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업계보다 인문계를 선호하기도 하며 공장보다는 대기업 사무실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선입견을 깨고 올바른 직업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진정한 직업의 의미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자신에게 있어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 총평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가치 선택이자 더 나아가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과정이라는 내용을 글 (가)에서 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글 (가)의 예는 직업 선택을 하는 가운데 발생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또한 글 (나)는 직업 선택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직업 교육의 현실을 통계수치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즉 두 글 모두 직업 선택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다. 그래서 이번 논제는 장래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직업 선택을 목전에 두고 있는 여러 사람 모두에게 물을 수 있는 가치 판단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논제에서는 글 (가)와 (나)에 드러난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원인을 찾아 직업의 참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더 나아가 앞으로 청소년들이 자라서 직업을 선택할 때 어떤 가치 기준으로 선택할지 방향까지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조건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보내준 글에는 각자 나름대로의 가치관을 세워 직업 선택과 이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그러나 글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제시한 의견은 현재 사회가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직업 선택의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참신함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논술문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는 좀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임해야 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강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태형 학생의 글은 요즘 청소년들이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우월감’, ‘황금만능주의’, ‘주변의 강요’ 등에 의해 직업을 결정한다는 현상을 명료하게 잘 제시하였다. 또한 이런 현상이 청소년들 스스로 ‘직업에 대한 인식 문제’로 작용하고 있음을 논리적으로 잘 제시하였다. 그러나 글 전체의 전개에 있어 오류를 범하고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시 말해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가 ‘본론’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아 통일성이 흐트러졌다. 본론에서 논자는 ‘직업에 대한 인식’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으나 서론에서는 ‘인식’에 관한 언급이 없어 글이 단절된 느낌을 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론의 마지막 부분에 ‘인식’에 대한 표현이 담겨야 한다. 논술에서 글의 일관된 흐름은 매우 중요하므로 서론에서 제기한 문제와 본론, 결론이 통일을 이루는지 꼭 살펴보아야 한다.

안현주 학생의 글은 주어진 글을 통해 나름대로 ‘직업’에 대한 정의를 내렸으며, 이 정의를 기준으로 직업을 선택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통해서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얻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즉 직업은 열심히 일하고 노동의 가치를 하나씩 배워가고, 인정받을 때 진정한 직업으로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논자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잘 드러난 것이 돋보였다. 그러나 논술문을 쓰는 데 있어 용어의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본론에서 ‘교육체’와 같은 표현은 차라리 ‘교육 기관’이라는 말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접속어나 지시어의 적절한 사용은 문맥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해주는데, 이에 대한 연습 역시 요구된다.

글의 시작과 끝. 하나의 파이프를 타고 흐르는 물처럼 거침없이 또한 막힘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 이를 위해 두 학생 모두 글을 쓰면서 단어, 문장, 문단 단위의 꼼꼼한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

‘정의’는 옳은 것을 추구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도 ‘정의’를 내세워 혁명과 같은 피를 부르는 일을 일으켜 국가나 세계를 위태롭게 만든 사건이 많았다. 이런 것들을 보았을 때 글 (나)에 등장하는 ‘홍길동’의 행동은 과연 옳은 것인지 글 (가)의 내용을 바탕으로 600자 내외로 논하시오.

■ 제시문

(가) 법의 이념은 정의의 실현과 공공복리의 증진이다. 정의란 ‘바르고 옳은 것’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바르고 옳은 것’이란 무엇일까?

정의란 일정한 요건이 같으면, 누구에게나 똑같이 대해 주는 것을 말한다. 또한, 어떤 사람의 능력이나 노력, 잘잘못에 따라 그 사람을 달리 대우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남에게 해를 끼친 사람을 벌하고, 남을 도운 사람을 칭찬해 주는 것이 정의에 맞는 일이다. 한편, 공공복리란 여러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느 개인 소유의 땅에 여러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도로를 내는 것이 법으로 가능한 것은 그것이 공공복리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중 2 사회 179쪽]

(나) 하루는 길동이 도적들을 불러 의논한다.

“우리가 비록 녹림에 몸을 붙였으나 다 나라의 백성이다. 대대로 이 나라의 은혜를 입고 살았으니 만일 나라가 위태로운 시절을 당하면 마땅히 싸움터에 나아가 목숨을 바쳐 임금을 도와야 할 것이니 어찌 병법을 익히지 않겠는가? 내게 무기를 갖출 묘책이 있으니 아무 날 함경도 감영 남문 밖에 있는 능 근처에 마른 풀을 운반해 두었다가 그날 밤 삼경에 불을 지르되 능에는 해가 미치지 않게 하라. 나는 남은 군사를 거느리고 기다리다가 감영에 들어가 무기와 곡식을 빼앗으리라.”

약속을 정한 후에 그날이 되자 군사를 두 패로 나누어 한 패는 마른 풀을 옮기게 하고 한 패는 길동이 거느리고 숨어 있다. 이윽고 삼경이 되어 능 근처에서 불길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것을 보고 길동이 급히 들어가 관아의 문을 두드리며 소리친다. (중략)

감사가 불을 끄고 돌아오니 창고를 지키던 군사가 아뢴다.

“도적이 들어와 창고를 열고 무기와 곡식을 모두 빼앗아 갔나이다.”

감사가 크게 놀라 사방으로 군사를 보내 도적을 잡으려 하되 흔적이 없다. 이에 큰 변고인 줄 알고 나라에 보고하였다.

“우리는 이제부터 백성의 재물을 뺏지 말고 각 읍의 수령과 방백 중에 백성을 착취하는 자의 재물을 빼앗아 불쌍한 백성을 구할 것이니 우리 무리의 이름을 활빈당(活貧黨)이라 하겠다.”[홍길동전]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첨삭지도를 해 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 → 중학논술 → 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Middle/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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