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中情 약물공작에 타이틀 빼앗겼다”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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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니어미들급 복싱 세계챔피언 유제두(60·사진) 씨가 1976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와지마 고이치와의 2차 방어전에서 자신이 패배한 이유가 당시 중앙정보부의 약물 공작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유 씨는 “1980년대 초 중정 요원인 목포 출신 후배 신모 씨가 ‘그날 드신 딸기 속에 (중정 기관원이) 약물을 넣었다는 이야기를 상사가 하더라’고 말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남 고흥군 출신인 유 씨는 “세계챔피언을 딴 뒤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선생에게 인사간 것을 중정이 알고 있었다”며 “만약 2차 방어전에 승리해 동교동을 찾아가고 이것을 언론에서 소개하면 박정희 대통령이 싫어할까봐 그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유 씨는 사실을 안 직후 청와대, 대검찰청 등에 ‘진실을 밝혀 달라’는 편지를 보냈다가 중정에 불려갔다고 밝혔다.

그는 “한 사무실에 들어가니 신 씨가 무릎을 꿇고 있다가 일어나 ‘형님, 제가 한 말은 다 거짓말입니다’라고 했다”며 “중정 직원이 ‘들었느냐’고 확인한 뒤 돌려보내줬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유 씨는 “정권이 바뀐 뒤 신 씨에게 명예회복을 시켜 달라고 이야기했지만 신 씨가 ‘나는 그 일 때문에 직장도 잃었는데 잊으라’고 했다”며 “이제는 진실을 밝혀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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