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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11일 0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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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물량이 줄면서 ‘금값’이 된 세발낙지를 지키기 위해서다. 세발낙지는 발이 가늘고 맛이 쫄깃쫄깃한 서해안의 대표적 명물.
낙지 전문 식당이 밀집한 이 일대에서 7월 이후 발생한 낙지 절도사건은 7건. 도둑맞은 낙지는 370여 마리로 시가 500만 원어치다.
음식점 주인 강모(40) 씨는 “지난달 11일 수족관에 있는 낙지 70여 마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새 수족관에 자물쇠까지 채워놨지만 10일 뒤 또다시 50여 마리를 도둑맞았다”며 허탈해했다.
두 달 전에는 이곳 J수산에서 낙지 18마리를 훔친 임모(43) 씨가 경찰에 붙잡혀 불구속 입건됐다.
낙지도둑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올여름 폭염으로 수온이 떨어지지 않아 낙지가 개펄 속 깊숙이 숨어버려 구경하기조차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5000원에 팔리던 세발낙지 한 마리가 요즘은 1만5000원이나 할 정도로 금값이다.
서해안에서 주낙을 이용해 낙지를 잡는 연승어선들은 밤샘 조업을 해봐야 고작 10여 마리를 잡는 데 그치고 있다.
무안군 현경면 김원길(63) 곡지어촌계장은 “낙지는 15∼18도 수온에서 활동하는데 지금은 20도가 넘어 수온이 내려가는 다음 달 중순부터나 낙지가 올라올 것 같다”며 “어황이 좋지 않아 서울 가락동시장에는 2개월 넘게 공급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목포 시내 횟집도 울상이다.
목포 S횟집 주인 김모(44·여) 씨는 “낙지를 구하기 힘든 데다 20마리 한 접에 20만 원이 넘어 내놓기도 민망할 정도”라며 “낙지를 먹으러 온 손님들도 비싼 낙지 대신 다른 생선을 먹고 간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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