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노약자석 비워라”, “빈자리 많은데…”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지하철 전동차에서 일반석이 비어 있는데도 노약자석에 앉은 대학원생과 이 학생이 앉은 자리에 앉겠다고 고집한 60대 노인이 몸싸움까지 벌이다 경찰에 넘겨졌다.

9일 오후 9시 서울 잠실역에서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가는 지하철 2호선 전동차 안에서 노약자석에 앉아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고 있던 서울 K대 대학원생 전모(29) 씨에게 김모(68) 씨가 말을 걸어왔다.

김 씨는 “젊은 사람이 왜 경로석에 앉아 있느냐”며 자리를 비키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전 씨는 김 씨의 말을 무시한 채 빤히 쳐다봤다. 전 씨의 행동에 울화통이 치민 김 씨는 전 씨를 옆으로 밀치며 MP3플레이어 이어폰 줄을 잡아당겼다.

김 씨의 막무가내 행동에 화가 난 전 씨도 김 씨를 발로 걷어차며 몸싸움을 벌였다. 전동차 안은 순식간에 싸움장으로 변했다.

결국 두 사람은 서울 관악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빈자리도 많은데 유독 내게 와서 비키라는 말에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호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전 씨의 사과를 김 씨가 받아들여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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