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할머니…KTX 바람에 휩쓸려 끌려갔지만 골절상만

  • 입력 2006년 8월 12일 03시 01분


11일 오전 7시경 충남 논산시 반월동 논산역 부근 철도 건널목에서 이금년 할머니가 이날 오전 5시 20분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로 향하던 고속철도(KTX)에 500m가량 끌려가다가 급정거한 차량 옆에 주저앉아 있다. 다행히 이 할머니는 왼쪽 다리만 골절됐다. 사진 제공 사진작가 원현희 씨
11일 오전 7시경 충남 논산시 반월동 논산역 부근 철도 건널목에서 이금년 할머니가 이날 오전 5시 20분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로 향하던 고속철도(KTX)에 500m가량 끌려가다가 급정거한 차량 옆에 주저앉아 있다. 다행히 이 할머니는 왼쪽 다리만 골절됐다. 사진 제공 사진작가 원현희 씨
11일 오전 7시경 충남 논산경찰서에 ‘할머니가 고속철도(KTX)에 치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할머니는 이미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 간 뒤. 경찰은 목격자들로부터 “할머니가 KTX에 치이고도 무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이금년(74·논산시 부창동) 씨는 왼쪽 다리에 골절상만을 입은 채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사고는 이 씨가 호남선 부창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용산발 광주행 231호 KTX의 바람에 휩쓸려 500m쯤 끌려가면서 일어났다.

이 씨 가족들은 “더위를 피해 철길 옆에 앉아 있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지 무단횡단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사고로 열차는 35분가량 지연됐다.

경찰은 KTX 배시흔(41) 기관사가 500m 전방에서 이 씨를 발견하고 급정거해 할머니가 열차 바퀴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논산=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