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문화변방서 ‘공연일번道’ 꿈꾼다

  • 입력 2006년 8월 7일 03시 07분


경기도 문화의 전당이 지난달 무대에 올려 전회 매진을 기록한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는 정조대왕이 축조한 화성을 무대로 정조와 여성 실학자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 제공 경기도 문화의 전당
경기도 문화의 전당이 지난달 무대에 올려 전회 매진을 기록한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는 정조대왕이 축조한 화성을 무대로 정조와 여성 실학자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 제공 경기도 문화의 전당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참전 미군과 베트남 여인의 운명적인 사랑과 비극을 주제로 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국내 초연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계속되고 있다. 사진 제공 KCMI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참전 미군과 베트남 여인의 운명적인 사랑과 비극을 주제로 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국내 초연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계속되고 있다. 사진 제공 KCMI
경기지역의 문화가가 서울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활짝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부 인기 작품의 경우 서울 관객들까지 공연을 보기 위해 경기지역 공연장으로 몰려드는가 하면 자체 제작한 뮤지컬이나 오페라 연극이 서울로 역진출하기도 한다.

문화공연의 불모지로 서울에 가야 제대로 된 공연을 볼 수 있었던 2, 3년 전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성남아트센터가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역 일대는 요즘 저녁마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차량과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오페라의 유령’ 등과 더불어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국내에선 초연이다. 100억 원의 제작비와 5년에 걸친 기획, 3년간의 무대 제작과 프로듀싱 기간이 소요된 대작.

이런 흥행작이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서 먼저 무대에 올려진 것은 국내 공연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서울은 이달 20일까지로 예정된 성남아트센터 공연이 끝난 뒤인 9월 1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인다. 6월 28일 ‘미스 사이공’의 첫 공연이 시작된 이래 6만3000여 명이 성남아트센터를 다녀갔고 이 중 절반은 서울 관객들로 추산된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성남아트센터는 ‘억만장자 지휘자’로 유명한 금융인 출신 지휘자 길버트 캐플런 씨의 첫 내한 공연을 성사시켰고 세계적 명성의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신데렐라’ 한국 초연, 자체 제작한 오페라 ‘파우스트’ 공연 등 작품성과 예술성, 흥행성을 가진 작품들을 선보였다.

성남문화재단 측은 “서울 공연장 대비 70%대의 저렴한 가격에 국내 초연, 자체 제작, 성남 단독 공연이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 문화의 전당은 지난달 이윤택 씨가 연출하고 조흥동(안무) 김영동(음악) 감독 등 거장들이 참여한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를 올려 매회 매진을 기록했다.

정조가 축조한 수원화성을 무대로 정조와 여성 실학자로 ‘규합총서’를 쓴 빙허각 이씨의 러브스토리를 펼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해 12월에는 서울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내년 3월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각각 공연 일정이 잡혀 있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이 세계무대를 겨냥해 만든 창작 퍼포먼스 ‘더 문’은 태권도를 소재로 한 비언어극 형식의 공연. 5월 수원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내년에는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고양문화재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은 공동으로 발레 ‘춘향’을 창작 중이며 경기도의 14개 공연장으로 이뤄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연합회는 지난해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어 올해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함께 제작 중이다.

경기도 문화의 전당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 공연장의 창작 붐이 일면서 국내 공연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지역 공연예술문화가 살아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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