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캠퍼스는 ‘작은 아이비리그’…高大, 세계석학 열띤 강의

  • 입력 2006년 7월 3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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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국제하계대학의 ‘한국의 공연예술(Performing Arts in Korea)’ 수업 장면. 미국에서 음악이론을 전공한 강사 김흥곤 씨(왼쪽)는 수업시간에 영어로 탈춤 판소리 등 한국 문화에 대해 각국에서 온 수강생들과 자유롭게 토론한다. 김동주 기자
고려대 국제하계대학의 ‘한국의 공연예술(Performing Arts in Korea)’ 수업 장면. 미국에서 음악이론을 전공한 강사 김흥곤 씨(왼쪽)는 수업시간에 영어로 탈춤 판소리 등 한국 문화에 대해 각국에서 온 수강생들과 자유롭게 토론한다. 김동주 기자
“동물과 구별되는 사람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사람은 선한가요, 악한가요?”

교수의 잇단 질문에 학생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27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 436호. 180여 석 규모의 강의실은 학생들로 꽉 들어찼다. 이날 강의는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 폴 블룸(43) 교수의 ‘심리학개론’으로 고려대 ‘2006 국제하계대학’ 과목 중 가장 인기가 높다. 블룸 교수는 2005년 미국심리학회가 주는 ‘엘리너 매코비상’을 받은 심리학계 권위자.

이 강의를 듣는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이준호(20) 씨는 “이 수업은 교재 두 권 외에도 동영상, 사진자료 등 학습 분량이 많다”며 “수업 시간에도 질문이 쏟아져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하계대학이 대학 국제화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동안 국제하계대학은 주로 교포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가르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세계적인 석학과 해외 명문대 학생이 대거 참여하면서 위상이 바뀌고 있는 것.

현재 국제하계대학을 진행하는 학교는 고려대, 이화여대, 연세대, 경희대 등 10여 곳이다.

이 중 2004년에 시작된 고려대 국제하계대학은 올해 외국대학 재학생 765명을 포함해 수강생이 약 900명이다. 미국 영국 중국 캐나다 등 11개국 150여 개 대학 학생이 참가하고 있으며, 이 중 교포가 아닌 순수 외국 학생의 비율도 20%를 차지한다. 교수진으로도 미 예일대, 스탠퍼드대, 미시간대 등 유명 외국대학 교수 42명을 초청해 총 80개 강의를 개설했다.

고려대 염재호(51·행정학과) 국제교육원장은 “한국 학생들도 국제하계대학을 통해 한국에서 세계적인 석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외국대학 교수 초청 규모를 지난해의 2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고려대 국제하계대학에 참가한 스위스 세인트갈렌대 재학생 해나 베라 보덴만(20) 씨는 “한국 문화를 공부하려고 참가했는데 의외로 각국의 학생이 모두 모여 세계 문화를 익히고 있다”며 강의에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울대는 내년 6월 처음으로 국제하계대 성격의 ‘세종인터내셔널 캠퍼스’를 열 계획이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대 등 미국의 명문대 교수 20여 명을 강사로 초빙할 예정.

이화여대는 하버드, 코넬, 예일대 등 미 아이비리그 대학생 122명을 초청해 ‘인터내셔널 서머스쿨’을 열고 있다.

외국 대학생 435명이 참가하는 연세대 ‘인터내셔널 서머세션’은 매주 한국 영화 상영, 한국 음식 만들기, 도자기 만들기 등 체험 활동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설 기자 snow@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이 기사 취재에는 본보 인턴기자 오동근(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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