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배포 앨범에 친일가요 개사곡 수록 논란

  • 입력 2006년 6월 22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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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해 배포한 군가 및 진중(陣中)가요 앨범에 친일가요를 일부 개사한 노래가 수록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보훈처는 지난달 '휘날리던 태극기' 등 6·25전쟁과 베트남전에서 널리 불린 군가와 진중가요 12곡이 담긴 CD 앨범 '리멤버 유'를 출시해 각급 학교와 군부대, 월드컵 응원단체 등에 1만5000매를 배포했다.

이 앨범은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존 군가와 진중가요를 록과 댄스, 국악, 재즈와 같은 다양한 음악장르로 편곡한 것.

그런데 이 앨범에 수록된 '혈청지원가'가 친일가요인 '혈서지원'의 일부 가사만 바꾼 곡이라는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혈청지원가'는 6·25전쟁 당시 국군 자원입대를 독려하는 내용으로 '혈서지원'의 일부 가사만 바뀌어 불렸던 곡이다.

'혈서지원'은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일제가 조선인 징병을 위해 국내 유수의 작곡가와 가수들을 동원해 제작한 대표적 친일가요로 알려졌다.

'혈청 지원가'는 원곡인 혈서지원의 가사 중 '일장기'를 '태극기'로, '성수만세'(聖壽萬歲)를 '천세만세'로, '나라님의 병정'을 '대한민국 국군'으로 바꿨을 뿐 곡조와 나머지 가사가 매우 흡사하다.

이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문제의 곡이 6·25전쟁 때 조국수호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애창된 군가임에는 틀림없지만 원곡의 친일시비 논란으로 활용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mpva.go.kr)에 올렸던 혈청지원가를 삭제하고 앨범을 배포한 기관과 단체에 대해 활용에 유념해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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