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리-유리 자매, 복합장애아 도와 합창무대 올라

  • 입력 2006년 5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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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양(왼쪽)과 소리 양(오른쪽) 자매가 노래 공연을 앞둔 30일 오전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어머니 심인섭 씨와 함께 황진규 군(가운데)을 만나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고양=이동영  기자
김유리 양(왼쪽)과 소리 양(오른쪽) 자매가 노래 공연을 앞둔 30일 오전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어머니 심인섭 씨와 함께 황진규 군(가운데)을 만나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고양=이동영 기자
미혼모에게서 복합장애를 안고 태어난 황진규(4) 군은 잘 걷지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지만 어엿한 합창단원이다.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생활하는 황 군은 올해 이곳의 장애인 합창단인 ‘영혼의 소리로’에 입단해 30일 오후 경기 고양시 어울림극장에서 열린 2006 사랑의 콘서트에 단복을 입고 처음 무대에 섰다.

영혼의 소리로에는 황 군처럼 어린 나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단원 연령대가 다양하다.

낯선 사람과 눈도 마주치지 않던 황 군이 노래를 배워 무대에 서게 된 것은 이날 함께 무대에 오른 비장애 어린이 합창단 ‘펠리체’의 막내 김소리(11), 유리(7) 양 자매의 역할이 컸다.

매주 한 차례 홀트에 찾아와 합창 연습을 하는 김 양 자매는 황 군이 마치 남동생처럼 여겨졌다고 한다.

무거운 보조기를 달아야 간신히 걸음을 떼는 황 군은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김 양 자매를 보며 웃음을 짓고 장난을 치기도 해 홀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펠리체 합창단은 매년 홀트와 공동으로 공연을 열어 합창뿐 아니라 장애인을 올바로 이해하는 마음을 키워주고 있다.

김 양 자매의 어머니 심인섭(34) 씨는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아버지를 보며 힘겨운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

아버지가 장애인이었지만 장애인을 보면 두렵고,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자녀를 두게 되자 아이들에게 장애인을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길 바라게 된 것.

황 군의 노래 솜씨는 아직 노래라고 일컫기도 어려운 수준이지만 유리, 소리 양은 이런 황 군에게 장단까지 맞춰가며 격려해 주고 있다.

30일 오후 고양어울림극장에서 김완태, 최윤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린 2006 사랑의 콘서트 무대에는 인기가수 클론이 출연해 황 군과 김 양 자매의 돈독한 우정의 무대를 더욱 뜻 깊게 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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