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정비사-조종사 부자의 편대비행

  • 입력 2006년 5월 7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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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제가 조종하는 전투기에 아버지를 모시고 날 때까지 건강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멋진 전투기 조종사로 성장해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4일 공군 제16전투비행단 216정비중대 감독관 신인균(51) 준위와 제19전투비행단 KF-16 전투기 조종사인 아들 신제한(26) 중위가 각각 KF-16 전투기 2대에 나눠 타고 편대비행을 했다.

공군이 어버이날(8일)을 앞두고 지상근무 요원 비행탑승 체험행사를 하면서 전투기 정비사와 조종사 부자(父子)를 편대비행 대상자로 선발했던 것.

이날 신 준위 부자는 충청도 일대 1만5000피트 상공을 50여 분간 비행하는 동안 교신을 통해 서로의 정을 확인했다. 신 중위는 착륙 직후 아버지 신 준위와 활주로에서 남편과 아들을 기다리던 어머니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렸다.

신 중위는 "공군사관학교 생도 시절에는 단체생활을 하느라, 임관 후에는 비행교육과 비상대기 근무 때문에 어버이날에 한 번도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했었다"며 "어버이날 며칠 전이지만 이렇게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아버지 신 준위는 1975년부터 항공기를 정비하면서 'T-59 훈련기 무결함 지원 500회'의 기록을 달성하는 등 공군 내에서 베테랑 정비사로 이름이 높다.

신 중위는 어린 시절부터 항공기 정비사인 아버지를 보면서 '꼭 하늘을 날겠다'며 전투기 조종사의 꿈을 키워오다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고, 지난해 5월부터 전투기 조종을 시작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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