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내 업무는 쌀사랑”…의성군 공무원 3명 화제

  • 입력 2006년 4월 26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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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식량축산과에는 ‘쌀사랑 담당’이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쌀사랑’이라는 이름이 있는 곳은 의성군이 유일하다.

이전 농사행정계에서 쌀사랑 담당이 분리돼 나온 것은 지난해 1월. 의성군은 시장 개방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우리 쌀을 지키는 데 앞장서자는 취지에서 과감하게 이름을 바꿨다.

‘쌀사랑’에 소속된 공무원 3명은 모두 농민의 아들이다.

담당(옛 계장)인 김상호(金相浩·44·6급) 씨와 황기찬(黃基贊·39·7급) 씨는 의성 출신으로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부모의 벼농사를 도왔다. 올 1월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성준현(成準玹·26·9급) 씨는 어린 시절부터 집(경북 영천)에서 벼농사와 과수원 일을 거들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명칭이 다소 어색했지만 요새는 어떤 이름보다 부르기 편하고 듣기에도 좋은 것 같다”면서 웃었다.

김 씨는 “누구보다 농민들의 애환과 어려움을 잘 이해하기에 우리 쌀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일이라면 온몸을 던진다”고 말했다. 성 씨는 “쌀의 품질 향상을 위해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의성군이 지난해 자체 개발해 시판 중인 브랜드 ‘의로운 쌀’의 재배와 판매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의성군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촉행사를 가진데 이어 이달 초 대구에서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월 1, 2회씩 대도시에서 홍보 및 판촉행사를 열고 있다. 또 올해 초 ‘의로운 쌀’ 재배단지를 1000ha에서 1500ha로 늘린 데 이어 점차 의성군 전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의로운 쌀’은 경기 이천쌀 등에 비해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밥맛이 아주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쌀은 사용한 소비자는 대부분 단골이 되고 있다는 것.

의성군은 다음달 종로5가역 등 서울의 지하철 역사 2곳에 홍보용 전광판을 세울 계획이다.

경북의 대표적인 쌀 산지인 의성군은 전체 인구 6만5000여 명 중 2만여 명이 쌀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다른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점차 인구가 줄면서 논 면적도 감소하고 있다.

담당인 김 씨는 “농산물시장 개방 등으로 쌀농사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 쌀의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면 시장 개방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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