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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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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여 교육계는 전국교장단 대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노동조합 등 교원 단체 대표 및 전국 교육위원 협의회가 공동으로 교육자치통합 반대 결의문을 발표하고 수차례에 걸쳐 국회 교육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정당 대표 및 정부 관계자를 항의 방문하여 반대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러한 와중에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달 초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방식으로 일반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이달 중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당명부비례대표제에 의한 통합이란 ‘시도 교육위원 후보자를 각 정당이 비례대표로 공천하고 지방선거에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당선자를 결정한 다음 시도 의원들과 반반씩 섞어 시도의회 교육상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그동안 정치권이 추진해 온 ‘교육위원 직선제-시도교육위원회 폐지 및 광역의회로의 통합’안보다도 훨씬 더 개악된 방안이다. 헌법(제31조 4항)이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시도 교육위원을 정당 추천으로 뽑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도입하여 재미를 본 국회의원들이 이제는 시도 교육위원까지 줄을 세우자는 것이다. 머지않아 우리 국민은 시도 교육위원이 되고자 하는 교육계 인사들이 ‘보따리’를 싸들고 정당 문턱을 드나드는 광경을 구경하게 될 판이다.
그간 정치권은 학교운영위원회에 의한 현행 교육위원 선출 방식이 주민대표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직선제를 주장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정당명부비례대표제로 교육위원 선출 방법을 바꾸겠다니! 정치권이 주민의 교육 참여권을 무시하고 교육을 정략적 도구로 본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교육위원이 정당비례대표로 선출될 경우 당적을 갖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당의 추천에 의해 후보자 명부 작성이 이뤄지므로 실제로는 정당에 예속된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지역별로 특정 정당의 독식 현상이 뚜렷한 현재의 정치 구도에 비추어 볼 때 각 시도 교육계가 특정 정당에 접수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설사 이러한 방안이 현행 교육위원 선거과정의 문제점과 비효율성, 부작용을 불식한다는 선의의 취지에서 출발했다 할지라도 선거의 문제점이 유독 교육위원 선거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점을 감안하면, 이는 교육 경시의 발로이자 선거 편의성만을 염두에 둔 졸속 안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은 아이들의 일생을 좌우하고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 따라서 교육은 특정 정파의 이익에 봉사하거나 특정 정당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정치인들의 대립과 정쟁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
박명기 서울시교육위원 서울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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