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사건 합석교사에 ‘사이버 돌팔매’

  • 입력 2006년 3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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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서울 K중학교 W(28) 교사가 구속된 가운데 사건 관련자에 대한 음해성 글이 인터넷에서 유포되고 있다.

성폭행 사실이 알려진 21일부터 W 교사는 물론 회식 자리에 함께 있었던 교사들의 행적을 비난하는 글이 포털 사이트에 잇달아 올라온 것.

자신을 K중학교 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과 연루된 교사들은) 학교에서 몰래 야한 동영상을 보다가 학생에게 들키는 등 원래 학생들 사이에서 변태로 불렸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도 “한 교사는 수업 시간에 여학생들이 질문하면 다가와서 어깨동무를 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모두 싫어했다”며 “또 다른 선생도 몇 년 전 여학생을 심하게 때려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포털 사이트 측은 이런 글이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계속 삭제했지만 누리꾼들은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 글을 옮기고 있다.

당사자인 교사들은 인터넷에 실명과 사진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이런 글이 돌아다니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교사인 A 씨는 “교직 생활을 그만둘 것을 고민할 정도”라고 말했다.

W 교사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교조를 비난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3년 전 계약직 교사가 교장의 차 심부름을 하자 성추행당했다며 조사단을 파견했던 전교조가 성폭행 조합원에 대해서는 구속된 지 6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조합원을 감싸고도는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22일 W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검경의 수사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중징계 의결을 해당 교육청에 요구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이달 중 모든 학교에 담임장학사를 파견해 성폭력 음주운전 금품수수 방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교직에 최선을 다하는 다수 교원의 명예가 부당하게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병구(林秉九) 전교조 대변인은 “사실 관계가 밝혀지면 해당 교사를 조합에서 제명하는 등 중징계하겠다”며 “계약직 교사의 교권 신장과 여교사의 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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