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백송 이식법 개발 신희선씨 200여그루 보급

  • 입력 2006년 3월 20일 0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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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을 1년 앞둔 공무원이 희귀 소나무종인 백송(白松)을 번식시켜 동료와 주민에게 보급하고 있다.

충북 보은군 상하수도사업소에 근무하는 신희선(申喜宣·57·기능 7급) 씨. 요즘 신 씨에게는 “백송을 나눠달라”는 부탁이 끊이지 않는다. 신 씨가 군청 게시판에 ‘희귀종인 백송을 길러보라’는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매일 수 십 여명의 공무원과 주민이 신 씨의 집을 찾아 종이컵 크기의 작은 화분에 담긴 백송 1그루씩을 받아간다.

신 씨의 백송 나눠주기는 2002년 시작됐다.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 서원리 소나무(일명 정부인송·正婦人松·천연기념물 103호)와 함께 보은을 대표하던 보은읍 어암리 백송(천연기념물 104호)이 말라 죽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후계목을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뛰어들었다. 백송은 나무껍질이 큰 비늘처럼 벗겨지고 흰빛이 돌아 백골송(白骨松)으로도 불린다. 관상용으로 뛰어난 가치를 갖고 있지만 씨를 틔우는 것과 이식이 어렵다.

평소 화훼와 조경에 관심이 많았던 신 씨는 보은우체국 마당의 백송에서 떨어지는 씨앗을 주워 집안에 심기 시작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씨앗을 발아시키는데 성공한 신 씨는 화분 안에서 싹 틔우는 기술을 터득해 지난해까지 미니화분 800여 개에 백송 씨앗을 파종해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2년 넘은 튼튼한 나무 500여 그루를 골라 동료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200여 그루가 새 주인을 만났다.

신 씨는 “내년 6월 2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며 “소나무의 고장인 보은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공무원으로서 정년을 앞두고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백송을 보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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