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부총리 "학원중심의 현입시제도 교실붕괴 심각"

  • 입력 2006년 3월 16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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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金振杓·사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내신 반영 비중을 높여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16일 성균관대를 방문했으나 대학 측과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김 부총리는 서정돈(徐正燉) 총장 등 대학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입시제도와 관련해 대학과 의견대립이 있는데 접점을 찾기 힘들다"며 "한번의 시험으로 실력을 평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한계가 있고 현행 입시가 학원중심의 교육제도로 변질돼 교실붕괴를 가져온다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에 따라 학교수업 분위기가 좋아지고 성적 부풀리기도 없어진 만큼 학교생활기록부 반영을 늘려 달라"며 "학교간 실력 차이는 과목별 수능 점수 차이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입은 선발 도구가 아니라 모든 교육문제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으로 공교육 정착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대학이 원하는 학생들을 자율 선발하되 고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역입학처장협의회장이기도 한 성대 현선해(玄宣海)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학생부 반영비율을 높이려는 취지는 이해한다"며 "그러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문제개발 등 입시의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에 맡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금지 등 이른바 3불(不)정책이 있는데 여기에 논술과 대입 규제까지 붙으면 4불, 5불이 계속 나오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 부총리의 대학 방문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대학이 따를 것을 강요하는 협박인 만큼 말로만 대학의 경쟁력을 외치지 말고 자율성 침해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교육권실천행동도 성명을 통해 "대학은 고교간 학력 격차를 인정하지 않는 학생부를 믿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대학의 인재 발굴 과정에 개입할 필요가 없고 사립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인철 기자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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