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테이프 있다" 교수 수백명에게 이메일

  • 입력 2006년 3월 15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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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주지 않으면 불륜 사실을 공개하겠다는 e메일이 대구의 A대학 교수 수백 명에게 발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2일부터 이틀간 '(당신의) 불륜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갖고 있다. 700만 원과 바꾸자'는 내용의 e메일이 A대 교수들에게 전달됐다.

e메일에는 '원하는 금액만 주면 추후에 이번 일을 가지고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신고를 하거나 그 외에 어떠한 이유로든 나를 찾으려 든다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잘 판단해 답장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메일 제목은 '교수님'으로 돼 있고 작성자는 '과거 숙박업소에 근무했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첨부 파일은 숙박업소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남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경찰은 수년 전 공무원에게 '불륜사실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e메일을 보낸 뒤 지레 겁을 먹은 사람들에게서 돈을 뜯은 범죄를 모방한 것으로 보고 IP추적을 통해 용의자를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e메일에 계좌번호가 적혀 있지 않은 점으로 미뤄 장난삼아 보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일부 교수가 실제로 돈을 전달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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