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尹 수표 1장 檢간부에 유입 확인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4분


코멘트
현직 검사장인 검찰 간부에게 브로커 윤상림(54·구속 기소·사진) 씨의 100만 원짜리 수표 1장이 유입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던 윤 씨 사건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검찰 간부 가족에게 흘러간 윤 씨 수표=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金敬洙)는 2002년경 윤 씨의 100만 원짜리 수표 1장이 당시 수도권 지청장이었던 황희철(黃希哲)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에게 흘러 들어간 사실을 지난달 초 파악했다.

검찰은 황 실장과 그의 처남 등을 상대로 윤 씨의 수표를 받은 경위를 조사했다.

황 실장은 “딸이 고교에 진학했을 때 처남이 ‘컴퓨터를 사라’며 입학 선물로 100만 원짜리 수표 3장을 준 적이 있다”며 “이 수표 3장 가운데 사업하는 처남이 윤 씨에게서 받은 수표 중 1장이 끼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정상명(鄭相明) 검찰총장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하라”고 임채진(林采珍)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했다.

▽“아직도 지뢰밭”=4개월가량 진행된 윤 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경찰, 판사, 변호사, 기업인 등이 윤 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은 여러 차례 나왔다.

그러나 아직 윤 씨의 돈을 받아서 쓴 유력 인사는 드러나지 않았다.

정치인도 소문은 무성했으나 돈거래 사실이 확인된 것은 전병헌(田炳憲) 열린우리당 의원이 유일했다. 전 의원은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비 명목으로 윤 씨에게 돈을 건넨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사 초기부터 검찰 안팎에선 현직 검찰 고위 간부의 이름이 꾸준히 거론됐으나 소문으로 끝났다.

이 때문에 경찰이나 법원 등에선 “검찰이 제 식구(검찰)만 감싸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해 왔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어떻게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직 검찰 인사 가운데 윤 씨의 돈이 흘러간 것으로 밝혀진 인사는 황 실장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윤 씨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제 윤 씨의 차명계좌와 수표 추적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지뢰’가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동안 입을 굳게 다물었던 윤 씨가 입을 열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윤 씨가 2003년 이해찬(당시 국회의원 신분) 국무총리와 했던 4차례의 골프 모임에도 의혹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골프 모임에 비리 혐의 등으로 사법 처리됐거나 사업상 윤 씨의 도움이 필요했던 기업인이 동반했기 때문이다.

검찰 안팎에선 청와대가 2003년 12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윤 씨와 관련된 첩보 5건을 검찰에 넘겼음에도 검찰이 1년 8개월여 동안 수사를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