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새 위원장 온건중도파 당선

  • 입력 2006년 2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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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21일 이수호(李秀浩) 전 위원장이 사퇴한 지 4개월 만에 온건중도파인 조준호(사진) 기아자동차 노조 지도위원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충남 천안시 상록리조트에서 제37차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어 조 후보를 새 위원장으로 뽑았다.

대의원 686명이 참석한 투표에서 조 후보는 350표(51%)를 얻어 324표(47%)를 얻은 강경파 김창근 후보를 눌렀다. 12표는 무효로 처리했다.

조 신임 위원장은 이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1월 말까지 민주노총을 이끌게 된다.

▽노동계, 강경기조 변할까=새 위원장 선출의 배경에는 여론의 따가운 눈총과 내부 반성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그동안 강경 일변도였던 노동계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10월 전임 이 위원장이 사퇴한 뒤 새 위원장 선출을 놓고 계파 간 첨예한 갈등을 드러냈다.

이 같은 대립 속에서 온건중도파인 조 후보가 선출된 것은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다수가 강경 투쟁보다는 합리적 투쟁과 대화를 지지한 결과로 보인다.

온건중도파 관계자는 “조만간 민주노총이 노사정(勞使政) 대표자 회의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갈등은 더 깊어져=새 위원장 선출을 계기로 민주노총의 계파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빚은 데다 수세에 몰린 강경파가 ‘비정규직법안’ 등에 맞서 강경 투쟁으로 위기 돌파를 시도할 수도 있다.

노동계는 민주노총이 새 위원장 선출로 지도부 공백을 해소했으나 투쟁 동력은 예전 같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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