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교수팀 배반포기술의 현주소는…

  • 입력 2006년 1월 11일 03시 04분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 검증 결과가 발표되면서 ‘그렇다면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이 그동안 쌓아온 기술의 현주소는 어디인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사위에 따르면 황 교수팀은 비록 줄기세포는 없지만 줄기세포 전 단계인 배반포 형성 성공률은 약 10%다. 실험노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배반포의 상태는 대부분 양호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양호한 배반포가 만들어진 경우가 ‘일부’ 확인된다는 것.

조사위는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 등이 인간 배반포 형성 기술을 갖고 있어 황 교수팀의 기술이 독보적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정명희 조사위원장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지 못했으므로 배반포 형성 기술은 ‘기반 기술’에만 해당된다”면서 “언제까지 이것만 갖고 자랑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반포 형성 기술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므로 앞으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주요 핵심 기술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朴世必) 소장은 “뉴캐슬대 연구팀은 체세포 대신 일반 수정란의 줄기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와 융합(복제)시켜 배반포기까지 길렀다”며 “관련 분야의 기술력이 황 교수팀보다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난 개(스너피)의 복제에 성공한 것으로 볼 때 황 교수팀의 배반포 형성 기술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는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황 교수팀은 2004년 말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팀이 원숭이 복제배아를 처음으로 배반포기까지 성공적으로 기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적도 있다.

이에 따라 조사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황 교수가 그 존재를 주장하고 있는 원천기술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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