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청장은 사표 제출 직후 A4용지 2장짜리 자료를 통해 “연말까지 예산안 처리 등 급박한 정치 현안을 고려해 평소 국가경영에 동참하는 치안을 주장했던 저로서는 (대통령의) 통치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외무고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경찰에 입문한 허 청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치안비서관과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요직을 거친 뒤 올해 1월 2번째 임기제 청장에 취임했다. 첫 임기제 청장인 최기문(崔圻文) 전 청장은 임기를 2개월 남기고 퇴임했다.
허 청장은 30일 공식 퇴임하며, 차기 경찰청장이 취임할 때까지 최광식(崔光植) 경찰청 차장이 청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허 청장은 노 대통령이 27일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시위 농민 사망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에도 “제 거취는 제가 결정한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도 사퇴를 촉구하는 여론이 이는 등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퇴진 압력이 거세지자 결국 29일 오전 사표를 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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