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경북도 정무부지사 ‘황당人事’

  • 입력 2005년 12월 27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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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취임하는 경북도 이철우(李喆雨·51) 정무부지사의 인사 문제에 대해 경북도청 공무원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경북도는 전임 황성길 정무부지사가 23일 기초단체장 출마를 이유로 명예퇴직을 하자마자 이 씨를 후임자로 내정했다.

이 씨는 1985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들어가 20년 동안 근무하다 이번에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 발탁 배경과 관련해 경북도는 “민선 3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혁신도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경북도청 직원 상당수는 “황당하다” 또는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북도 공무원노동조합의 한 간부는 “국정원에만 근무한 사람이 정무부지사에 임명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며 “인사권자인 이의근(李義根) 도지사가 퇴임을 앞두고 뭔가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공무원 사이에는 ‘3선인 이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이후를 대비해 국정원 재직 시절 국회 등에 발이 넓은 이 씨를 정무부지사로 영입한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소문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어서 나름대로 ‘깊은 뜻’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청 직원 다수가 공감하지 않는 인사라면 잘 된 인사라고 말 할 수는 없을 듯하다. 자치단체장이 스스로의 권한을 제한하면서 청문회까지 열어 맑고 투명한 인사를 통해 자치단체를 발전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것은 직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다. 이 지사는 10년 동안 재임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지사직을 그만둘 때도 이런 평가를 받으려면 남은 기간 인사에도 초심(初心)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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