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경 부산에 사는 60대 할머니가 전화로 경기 이천시에 건립 중인 장애인복지시설 ‘승가원 자비 복지타운’ 건립 후원금 계좌를 물어왔다. 담당 직원이 10분 뒤 무심코 인터넷 뱅킹으로 확인한 결과 1억 원이 입금돼 착오가 아닌지 재차 살폈다.
법인 사무국장인 묘전 스님은 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한 인적사항과 기부 사연 등을 물었으나 “올해 서른여덟이던 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아이(박성혜) 이름으로 기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만 밝혔다는 것.
스님은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 했으나 할머니가 “딸아이가 장애인을 위해 각별한 봉사활동을 해와 그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니 그 아이도 기부 소식을 들으면 너무 좋아할 것”이라며 울음을 터뜨려 더는 말을 듣지 못했다.
법인 측 확인 결과 이 할머니는 10여 년 전부터 매달 10만 원씩을 후원금으로 내 왔고 딸은 생전에 강원 원주시의 소쩍새마을을 방문해 장애인들을 돌보기도 했다고 한다.
승가원은 1995년 소쩍새마을을 인수한 뒤 이천시 설성면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현대식 건물을 짓고 있으며 내년 1월 말 입주할 예정이다.
딸의 뜻이 담긴 할머니의 기부금은 이 건물 공사비와 집기 구입 및 이전비용(34억 원)에 쓰일 예정.
이 시설에는 중증장애인 50명과 정신지체 장애인 150여 명 등 200여 명이 생활하게 된다.
이천=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