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서울대 자체조사 어떻게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1분


코멘트
서울대 연구처장 “잘못 있으면 밝히겠다”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오른쪽)이 16일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조사위원회의 인선 및 활동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서울대 연구처장 “잘못 있으면 밝히겠다”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오른쪽)이 16일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조사위원회의 인선 및 활동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16일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盧聖一)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에 따라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조사할 내용은 구체화된 셈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말이 워낙 달라 조사 기간은 장기화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서울대 조사위는 예비조사에서 △줄기세포 사진 중복 문제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DNA지문 비교분석 결과에 대한 논란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황 교수는 “사진촬영에서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 실수가 있었다”고 말해 줄기세포 사진의 중복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줄기세포가 11개 있었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6명이 현미경으로 공동 확인을 했으며 이 과정을 담은 연구 노트와 현미경 사진이 남아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황 교수가 주장했듯이 남아 있는 배아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와 뒤바뀐 것이라면 연구 노트와 현미경 사진만으로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인지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조사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로 나뉜다. 예비조사는 19일경 서면질의서 발송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본조사는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

황 교수는 “동결 보존된 5개의 줄기세포를 녹이고 있다”며 “10일 후면 (체세포와 DNA지문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5개 전부 또는 일부의 DNA지문이 체세포와 일치한다면 황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실제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입증된다.

하지만 황 교수는 “5개 줄기세포마저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판명되면 모두 바뀌었다는 말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검증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자신은 상관이 없음을 암시했다.

만일 5개 줄기세포 가운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면 실험 전 과정을 재연하거나 ‘바꿔치기’의 범인을 잡기 위한 검찰의 수사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정명희 조사위원장

한편 조사위원회 위원장에는 서울대 의대 기초의학분야 정명희 교수가 선임됐다.

다음은 노정혜(盧貞惠) 서울대 연구처장과의 일문일답.

―조사 범위는 어떻게 되는가. 복제개 스너피 등 다른 연구 성과에 대해서도 조사하나.

“의혹이 제기된 사이언스 논문부터 조사할 계획이다. 황 교수 연구 결과 전체에 대한 조사 여부는 조사위원회에서 판단할 문제다.”

―황 교수 스스로 허위라고 밝히거나 조사위 활동 이후 허위라고 판명되면 어떤 조치가 내려지나.

“그래도 조사위 활동은 계속된다. 잘못이 있다면 어디에서 누가 왜 잘못했는지 밝히는 것도 조사위의 임무다.”

―노성일 이사장의 폭로가 진실일 수 있는데도 예비조사가 필요한가.

“외국 대학에서도 예비조사를 통해 의혹이 타당한지 살펴본 뒤 본조사로 가는 것이 관례다. 우리도 이 절차를 따를 것이다.”

―예비조사에서 아니라고 밝혀지면 본조사를 안 할 수도 있나.

“아무 잘못도 안 했다면 예비조사 자체가 본조사가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 그 가능성은 적다.”

―줄기세포가 없다는 폭로와 관련해 사전에 조사된 것은 없나.

“황 교수의 공식적인 답변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조사된 것은 없다. 공식적인 자료가 온 뒤에 하겠다.”

―서울대 의대 이왕재 교수는 줄기세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얘기한 것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조사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오래 안 걸릴 것 같다. 국내에서 수행한다면 1, 2주 정도면 나올 것이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