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태화루 복원-경전철 건설사업 잇달아 ‘브레이크’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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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내년부터 추진할 역점 사업에 대해 울산시의회가 잇달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울산시의회 예결위원회(위원장 김종훈·金鍾勳)는 15일 울산시가 요청한 내년도 태화루(太和樓) 복원과 경전철 건설 사업 예산을 전액 또는 대부분 삭감했다.

이들 사업은 울산 컨벤션센터 건립과 함께 박맹우(朴孟雨) 시장 취임 이후 울산시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 온 사업. 컨벤션센터 건립 예산(용역비 6000만 원)은 9일 열린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시의회 예결위는 태화루 복원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비 4300만 원에 대해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전액 삭감했다. 예결위는 대신 태화루 복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여론조사비 명목으로 4000만 원을 새로 편성했다.

태화루는 신라시대에 건립돼 진주 촉석루 등과 함께 ‘영남의 4대 누각’으로 불렸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 올 들어 부산의 H사가 태화루 옛터에 35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추진하자 시는 그 자리에 내년부터 2009년까지 411억 원을 들여 복원키로 했다.

시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문화계에서는 “늦었지만 태화루를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고 환영했다. 반면 지주 등은 “태화루 터를 1994년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준 시가 이제 와서 복원하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예결위는 또 시가 경전철 사업을 위해 편성한 기본설계 용역비 25억 원에 대해서도 “시민 공감대 형성과 면밀한 사업성 검토” 등을 이유로 15억 원을 삭감했다.

울산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울산시민단체협의회도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가 경전철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 교통수요를 과다 책정했다”고 주장했다.

시는 신(新) 교통수단인 경전철을 2012년 1월까지 개통키로 하고 내년부터 총 사업비 4315억 원을 들여 중구 효문역에서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까지 15.6km 구간에 개설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울산시 송영곤(宋永坤) 기획관리실장은 “역점 사업 예산이 완전 소멸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추경예산 편성 때 시의회에 다시 심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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