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구미공단 수출액 300억 달러 돌파

  • 입력 2005년 12월 15일 10시 53분


경북 구미국가공단의 올해 수출액이 15일 마침내 300억 달러(약 30조 원)를 넘어선다.

구미시내 곳곳에는 수출 300억 달러 달성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시민들은 올 한해 30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한 30개 회사에 줄 감사패도 준비했다.

▽수출 300억 달러의 의미=수출 300억 달러는 정부가 1971년 낙동강 벌을 메워 구미공단을 세운 이후 34년 만에 이뤄낸 성과이자 국내 단일 공단으로는 처음이다.

가동 첫 해 800만 달러 수출 실적을 올린 구미공단은 1975년 1억 달러 수출을 기록한 이후 30년 사이 수출 규모가 300배 늘었다. 구미시는 1999년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고, 2003년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인구 43만 명의 구미시가 이룬 수출액 300억 달러는 국내 총 수출액의 11%로 인구 368만 명의 부산보다 4.3배, 인구 253만 명의 대구보다 8.6배가 많은 것이다.

또 올해 구미시 무역흑자는 175억 달러로 국내 전체 무역흑자의 78.5%나 된다.

구미시 채동익(蔡東益) 경제통상국장은 “2008년 수출 5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205만평 규모의 4공단이 내년 12월 완공되면 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300억 달러 달성 배경=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전자업종 회사들이 구미공단에 많은 점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구미시에 있는 1601개(2004년 12월 기준) 회사 중 33%인 528개 회사가 전기·전자업종이다. 휴대전화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를 생산하는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전기·전자업종의 회사들이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공단 내 회사들의 노사간 협력 분위기도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구미공단에 입주해 있는 회사 대표들과 노조위원장들은 지난해 2월 함께 모여 노사가 서로 대립하는 것을 자제하고 협력 관계를 유지하자는데 합의하는 산업평화 선언식을 가졌고 이후 노조의 파업은 없었다. 외국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도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 구미시는 LCD부품을 생산하는 일본기업인 도레이,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독일기업인 ZF룀페더 등 7개 외국기업의 생산공장을 4공단 내 외국인기업 전용단지에 유치했다.

김관용(金寬容) 구미시장은 “산업평화 선언 이후 노사분규 때문에 수출이 차질을 빚는 일이 없어졌다”며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산업평화 선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풀어야 할 과제=수도권 공장 신·증설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로 구미공단에 입주한 대기업들의 추가 투자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몇몇 대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실제 구미시가 올 들어 10월까지 걷어 들인 지방세 1533억8000만 원 중 37.6%인 576억6000만 원이 공단에 입주해 있는 삼성과 LG 계열사들이 낸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산하 구미단지혁신클러스트추진단 박광석(朴光錫) 단장은 “삼성이나 LG의 지속적인 투자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외국기업이나 벤처기업을 많이 유치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또 “구미공단이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한다”며 “연구개발 분야 고급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교육기관이나 문화·복지시설을 많이 지어 정주(定住)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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