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비전향 장기수 묘역 파손

  • 입력 2005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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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파공작특수임무동지회 회원이 5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 보광사 비전향 장기수 묘역에서 비석을 부수고 있다. 이 묘역에는 빨치산과 남파간첩 출신 비전향 장기수 6명의 유골이 안치돼 있었다. 파주=연합뉴스
북파공작특수임무동지회 회원이 5일 경기 파주시 광탄면 보광사 비전향 장기수 묘역에서 비석을 부수고 있다. 이 묘역에는 빨치산과 남파간첩 출신 비전향 장기수 6명의 유골이 안치돼 있었다. 파주=연합뉴스
북파공작특수임무동지회 회원들이 5일 오전 10시 40분경 경기 파주시 광탄면 보광사 비전향 장기수 묘역에서 묘비 6개를 모두 부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장기수 관련 단체가 유골함을 수습해 모처로 옮겨가 묘역 철거 논란이 일단락됐다.

동지회 회원들은 이날 망치로 묘비를 부순 뒤 ‘간첩 빨치산이 의사 열사가 웬말이냐’는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6개 묘비는 땅에서 뽑혀져 조각났고 이 중 유락진 씨의 묘는 납골함이 외부로 노출됐다.

동지회 최승영(50) 씨는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던 사람들인데 누가, 왜 이런 시설을 설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시간 뒤에는 대한민국애국청년동지회 회원 10여 명이 묘역에 나타나 부서진 묘비를 곡괭이로 내리치고 ‘비전향 장기수 ○○○묘 조국 분단의 희생자’라고 적힌 푯말 6개를 묘비 대신 세우라며 보광사에 전달했다.

이들은 “비전향 장기수가 북한의 소모품으로 분단 조국의 희생자였다는 점은 안타깝지만 이 나라를 파괴한 사람인데 통일열사나 의사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는 5일 조계종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색깔 시비를 중단하라”며 “정부는 비전향 장기수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도록 대승적 결단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경 비전향 장기수 출신 권모 씨 등이 굴착기와 인부를 동원해 부서진 묘비를 치우고 유골함 6개를 모두 수습해 갔다. 유골이 안치될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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