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 3명 9일부터 인사청문회

  • 입력 2005년 11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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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9일부터 15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닷새 동안 김황식(金滉植), 박시환(朴時煥), 김지형(金知衡)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이번 청문회는 ‘사법부의 혁신’을 강조한 이용훈(李容勳) 대법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법관 제청을 한 데 따른 검증작업이어서 주목된다. 진보 성향의 후보자들이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이용훈호(號)’의 사법부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9일 청문회에 출석하는 김황식 후보자는 3명 후보자 중 가장 보수적인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앞서 청문위원들에게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는 진보적 시각을 드러낸 부분도 적지 않다.

김 후보자는 이 대법원장이 취임사 때 언급했던 ‘사법부 과거 청산’에 대해 “재심을 통해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법이 타당하다”고 답했다.

또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해서는 “엄격한 심사와 조건하에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 주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간통죄와 혼인빙자 간음죄의 폐지론은 “두 가지 모두 폐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사형제에 관해서도 “종신형으로 대체됐으면 한다”고 답했다.

10일 청문회가 예정된 박시환 후보자도 서면 답변서에서 이런 쟁점들에 대해 김 후보자와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세 후보자 가운데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박 후보자는 특히 배심제, 참심제의 도입에 대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사법 개혁의 방향으로는 상고심 제도의 개선,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제도 등을 들었다. 양형기준제에 대해서도 “천차만별인 법관의 양형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대법원 구성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구성돼야 한다”며 △법원 내부 인사 40% △변호사 출신 30% △학자, 관료 출신 30% 등의 구성안을 내놨다.

11일 청문회에 출석하는 김지형 후보자는 아직 서면 질의 답변을 내지 않았다.

야당은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갔던 이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후보자들의 재산 및 병역사항, 대법관으로서의 자질 등을 꼼꼼히 검증할 방침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탄핵사건 대리인이었던 박 후보자를 상대로 이른바 ‘코드 인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질 계획이다.

사법부 현안에 대한 대법관 후보자 답변

김황식 후보자박시환 후보자
간통제폐지 여부를 검토할 시기폐지 신중히 검토할 시기
로스쿨 도입에 대해긍정적긍정적
양심적 병역거부대체 복무의 길을 열어줘야대체 복무 허용 입법 필요하다.현행법상 무죄로 보기는 어렵다.
사법부 과거사청산에 대해재심을 통한 방법이 타당하다필요하다면 대상·사건의 시기 한정할 필요 없다. 재심 방법이 타당하다.
과거사 청산 위한재심사유 확대 입법적극적으로 논의할 가치가 있다법적 안정성 위해 재심특별법 확대신중 검토해야
국가보안법폐지에 대해헌법질서 수호에 필요한 내용은존치시킬 필요헌법수호에 필요한 부분은 존치,문제 조항은 삭제해야
사형제폐지하고 종신형 대체종신형 도입이나 가석방 제도로 대체
양형불평등문제에 대해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양형 실무예를 공개하는 것도 필요제도적 장치 마련
배심·참심제 도입참심제가 우리나라 실정과문화에 적합기본적으로 제도 도입 긍정적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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