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난 저가항공기… 위협 받는 승객안전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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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항공 여객기의 타이어 펑크 사고와 관련해 저가 항공사의 안전관리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충북 청주시에 이어 제주와 인천, 전북, 경북에서도 민관이 합작으로 항공사를 설립하거나 준비하면서 국내 취항을 계획하고 있어 건설교통부 등 관계 기관의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교체 요구’ 무시했다=서울지방항공청 청주공항출장소와 한성항공은 30일 “브레이크 파열을 막는 안전장치 퓨즈 플러그가 녹아내리면서 타이어 바람이 빠졌다”고 밝혔다. 타이어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회사의 간부로 일하다 최근 퇴직한 A 씨는 “비행기를 들여올 때부터 타이어 마모가 심해 정비사들이 여러 차례 교체를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정식 취항 전 주주들을 상대로 시승식을 가졌을 때 타이어가 너무 닳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아 정비사들이 여러 번 교체를 요구하는 기안을 올렸지만 묵살됐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출장소 관계자도 “26일경 타이어 상태가 좋지 않으니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한 적이 있지만 이번 사고 원인은 타이어 마모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공항출장소는 31일부터 기체를 정밀검사하고 정비 과정에 과실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성항공 관계자는 “청주공항출장소에서 타이어 교체를 요구받은 적이 없다”며 “건교부가 예비부품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데 문제점을 지적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사고 발생과 수습=28일 오후 5시 20분 청주에서 승객 64명을 태우고 제주공항에 도착한 한성항공 303편(기종 ATR72-200) 여객기의 뒤편 왼쪽 타이어 2개가 펑크났다.

이날 사고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해 계류장으로 이동하던 중 생긴 일이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 50분발 청주행 연결편 304편과 이튿날 운항할 예정이던 왕복 4편이 모두 결항됐다.

한성항공은 예비 타이어가 1개밖에 없어 29일 오후 싱가포르에서 타이어를 들여왔지만 한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송을 거부해 타이어 교체가 늦어졌다.

두 항공사는 “타이어 안의 질소가 위험물질이고 부피가 커 검색대를 통과하지 못한다”며 운송을 거부했다.

한성항공은 30일 오전 11시 반 타이어를 제주로 옮겨서 교체한 뒤 이날 오후 4시 반부터 운항을 재개했다.

한성항공은 8월 31일부터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자회사인 ATR사에서 비행기를 들여와 청주∼제주 노선을 1일 2회 왕복 운항하고 있다. 요금은 평일 편도 4만5000원, 주말 5만 원, 성수기 6만 원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70% 수준이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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