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땐 비싸게… 낮엔 싸게…택시요금 내년부터 자율화

  • 입력 2005년 10월 11일 03시 09분


코멘트
내년부터 출퇴근 시간대에는 요금을 많이 받고 손님이 적은 낮에는 요금을 적게 받는 택시가 나올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10일 지역에 따라 같은 택시 요금을 받도록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운임 요율 등 조정 요령’을 올해 안에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반 택시와 모범택시로 나눠져 있는 택시요금제가 내년부터 자율화되는 셈.

재일교포 유봉식(兪奉植) 사장이 운영하는 일본의 MK택시처럼 요금은 다소 비싸지만 친절하고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 택시’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교부 김경중(金璟中) 대중교통팀장은 “택시 단일요금제를 풀어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어떤 택시가 생기나=현재는 택시사업자가 요금을 자율적으로 정하지 못한다. 건교부 훈령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기본요금은 일반 택시 1900원, 대형 및 모범택시 4500원 등 두 가지다.

하지만 택시요금 자율화가 실시되면 지방자치단체별로 다양한 요금 체제를 도입할 수 있다.

건교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구상 중인 택시 요금 체제 및 서비스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무사고 운전경력이 15년 이상인 모범 운전사만을 채용한 회사는 다른 택시회사보다 더 많은 요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출고된 지 1년이 안 된 2000cc급 차량만 보유한 회사는 요금을 비싸게 정해도 된다. 반대로 헌 차라면 요금을 싸게 받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

밤늦게 택시 타기를 꺼리는 여성을 위해 운전사가 모두 여성인 회사, 노약자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를 내세우는 회사도 가능하다.

▽어떤 절차가 남아 있나=건교부는 올해 안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운임 요율 등 조정 요령’이란 이름의 훈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후 지자체는 택시사업자와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듣고 다양한 택시 요금제와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다.

서울시는 건교부가 요금 규제를 풀어 주면 내년 상반기에 모범택시의 기본요금을 3000∼5000원 범위에서 3, 4단계로 차별화하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이미 요금 자율화를 언급했고 대략적인 구상을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