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돌 잔치앞둔 동국대…강정구 파문에 “어쩌나”

  • 입력 2005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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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동국대가 강정구(姜禎求·사회학과·사진) 교수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을 목표로 다양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지만 강 교수의 잇단 반미친북 발언으로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

9일 동국대에 따르면 최근 강 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동문과 시민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동국대 총동창회도 7일 홍기삼(洪起三) 총장을 만나 항의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동문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총회를 준비 중이다.

또 ‘강 교수의 강의를 수강한 동국대 졸업생은 신입사원으로 받지 않겠다’는 기업인들과 ‘내가 ○○고 교장인데 우리 학생들을 동국대에는 보내지 않겠다’는 내용의 경고성 전화도 쇄도하고 있어 학교 측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

학교 측은 교수 개인이 양심에 따라 소견을 밝힌 것뿐인데 마치 학교 전체가 같은 입장을 지닌 것처럼 인식돼 강 교수와 똑같은 비난을 받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이사장인 현해 스님은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 교수를)면직시키고 싶지만 현행 교육법에 걸려 못하고 있다”며 “최종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 별다른 방법이 없어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반면 강 교수가 소속된 사회과학대에선 학생대책위원회를 발족한 데 이어 강 교수 구명을 위한 서명 운동과 강 교수에게 지지 엽서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유민지(23·여·사회학과4년) 대책위원장은 “학문적 논의에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폭력”이라며 “교수님을 사법처리할 경우 사회 각계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학내 천막 농성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개교 100주년에 앞서 다음 달 23일 각계 인사 500명을 초청해 비전 선포식을 열 계획인 동국대로선 강 교수 논란이 하루빨리 매듭지어지길 바랄 뿐이라고 이 대학 관계자는 전했다.

허준영(許准榮) 경찰청장은 5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강 교수의 사법 처리 여부에 대해 “경찰은 구속수사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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